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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공포’ 국립의료원 간호사 줄사표

‘에볼라 공포’ 국립의료원 간호사 줄사표

입력 2014-10-23 00:00
업데이트 2014-10-23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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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감염의심 환자 치료한 4명

정부가 에볼라 확산 지역인 서아프리카에 우리 의료진을 파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이후 의료계가 에볼라 공포로 술렁이고 있다.

에볼라 대응 의료진 ‘레벨 C’ 전신보호복 입는다
에볼라 대응 의료진 ‘레벨 C’ 전신보호복 입는다 최재욱(왼쪽)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이 2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의실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한 서아프리카로 파견되는 의료진에게 지급될 개인 보호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근 국립중앙의료원 간호사 4명이 사표를 내는 등 국내에서도 에볼라 감염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개인 보호장비를 미국과 세계보건기구가 제안한 ‘레벨 C’ 등급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의협의 지적에 따라 기존 ‘레벨 D’ 등급에서 한 단계 높이기로 했다.
최근에는 에볼라 감염을 우려해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소속 간호사 4명이 사표를 낸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에볼라 대응의 최일선에 서야 할 국가 공공의료기관의 간호사들이 아직 발생하지 않은 에볼라 공포 때문에 사표를 낸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목소리가 높지만 국내 의료진의 불안을 잠재울 만한 충분한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지 않은 정부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표를 낸 4명의 간호사들은 지난 8일 시에라리온에서 입국한 에볼라바이러스 감염 의심 환자를 치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에볼라 국가지정 격리병원이다.

중앙의료원의 이종복 진료부원장은 “시에라리온 국적의 고열 환자가 에볼라로 의심돼 입원했을 당시 간호사들이 심리적 공포를 크게 느꼈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협회도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전국 에볼라 국가지정 격리병원에는 환자와 의료진 안전에 부적합한 ‘레벨 D’ 등급의 안전보호구만 지급돼 있다”며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제안한 ‘레벨 C’ 등급 보호구를 조속히 지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은 “그동안에는 정부가 성공적으로 에볼라 유입을 차단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면서 “이번 파견으로 인한 에볼라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가능성 등 국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울 확실한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해 국내 의료진과 파견인력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WHO에 따르면 지금까지 라이베리아에서만 184명의 보건의료 인력이 감염됐고 절반 이상이 사망했다.

보건당국은 의료계의 우려를 받아들여 국내 의료진의 개인보호장비 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존 ‘레벨 D’ 등급 개인보호장비 대신 ‘레벨 C’ 등급 전신보호복 5300개를 가급적 빨리 국가지정 격리병상에 우선 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볼라 공포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의료진에 대한 국가지정 격리병원 차원의 정신과 상담, 막연한 공포를 덜기 위한 에볼라 바이러스 교육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4-10-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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