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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 테러지원국 재지정 검토… 의회는 추가 금융제재 거론

美, 北 테러지원국 재지정 검토… 의회는 추가 금융제재 거론

입력 2014-12-22 00:00
업데이트 2014-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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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소니픽처스에 대한 최근 해킹 공격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 정부는 북한을 6년 만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파문이 예상된다.

FBI는 이날 성명에서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 북한 정부가 이번 해킹 행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FBI가 해킹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발표하면서 특정한 국가 소행이라고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FBI는 이번 해킹에 사용된 데이터 삭제용 악성 소프트웨어와 북한 해커들이 과거에 개발했던 다른 악성 소프트웨어가 연계됐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북한 내 인프라와 관련된 몇 개의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와 이번 공격에 사용된 악성 소프트웨어 내장 IP 주소 사이에 교신이 이뤄졌으며, 북한이 지난해 3월 한국의 은행과 언론사들을 공격하는 데 쓰였던 악성 소프트웨어와 이번 공격에 쓰인 프로그램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이번 해킹 공격은 미국에 엄청난 손상을 입혔다”며 “우리는 북한에 ‘비례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해 보복에 나설 것임을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구체적 대응에 대해서는 “적절한 장소와 시간, 방법을 선택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FBI가 이번 해킹이 북한 소행이라고 결론 내리면서 미국 내에서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로버트 메넨데즈(민주)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존 케리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은 2008년 10월 핵검증 합의에 따라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 바 있다. 미 정부도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 구체적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20일 미 정부 고위관리를 인용, “비례적 대응에는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이 포함될 것”이라며 “미 정부는 여러 옵션에 대한 검토에 착수한 뒤 결과를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소식통은 “테러지원국 지정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FBI도, 국무부도, 오바마 대통령도 이번 소니 해킹을 ‘테러’라고 표현하지 않는 것은 그 만큼 테러에 대한 규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돼도 북한에 이미 각종 제재가 가해지고 있어 추가 제재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히려 미 의회 일각에서 추진하는 추가 금융제재가 이뤄지면 북한의 숨통을 더 조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4-12-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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