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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채용 ‘탈 스펙’…자신의 강점·가치관 드러내야

은행권 채용 ‘탈 스펙’…자신의 강점·가치관 드러내야

입력 2015-03-29 10:17
업데이트 2015-03-2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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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서 ‘열린채용’과 ‘탈(脫)스펙’ 바람이 불면서 공채 과정에서 지원자의 고객과 의사소통 능력과 윤리의식 등 기본 인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스펙을 나열한 지원서로 1차 대상자를 걸러 면접을 보는 고전적인 채용방식 대신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자의 인성과 잠재능력을 평가하는 채용 형태로 변모하는 것이다.

’기술금융’과 ‘핀테크’가 새로운 흐름으로 부상하면서 은행권에서 이공계열 등 다양한 분야의 전공 출신 채용을 확대하는 경향도 감지되고 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올해 채용계획의 윤곽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채용절차를 시작하고 있다.

은행권의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에는 채용 규모가 크지 않았으나 올해는 다행히 대부분의 시중은행에서 채용 인원을 작년보다 대폭 늘려 금융권 구직자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전망이다.

서류전형에 자격증과 어학성적 기입란을 없애는 ‘탈스펙’ 경향은 이미 시중은행 채용에 대세로 자리잡았다.

국민은행은 지원자의 학력과 자격증 등 획일화된 스펙이 아닌 ‘현장 맞춤형 인재’ 채용을 목표로 삼았다.

지방의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처음으로 채용관이 지역을 직접 방문해 면접을 진행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특성화고 채용 비중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국민은행장의 인사철학을 반영한 행보다. 윤 행장 본인도 상고 졸업 후 행원 생활을 시작해 주경야독으로 공인회계사와 행정고시 필기시험에 차석으로 합격한 전력이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KB 인력채용의 핵심 내용은 지역별 필요 인력을 그 지역 학교 출신으로 뽑되 면접도 해당 지역에 내려가 보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지역현장중심 영업에 중점을 두겠다는 윤종규 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채용부터 ‘위(We) 크루팅’ 제도를 도입했다. 인사담당자들이 전국을 돌며 채용설명회를 하고 현장에서 면접도 보는 방식이다.

2월 시작한 개인금융서비스직군 신입행원 공채에서는 서울, 용인, 대전, 부산 등 4개 도시를 순회하며 현장에서 즉석 면접을 봤다.

학력, 전공,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은 해당 채용에서는 8천여명이 몰려 예년보다 높은 54대 1의 경쟁력을 보였다.

이공계 출신에 대한 우대 경향도 확대하고 있다. 또 상경계열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공 출신자에 대한 채용 기회 확대도 시도되고 있다.

정부는 물론 시중은행들이 기술금융과 핀테크 등 정보기술(IT)를 기반으로 한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기술 분야의 이해도가 높은 인재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현재 원서접수 중인 상반기 신입행원 공채를 일반분야와 정보기술(IT) 분야로 나눠 진행한다.

입사지원서에 어학점수와 자격증 기재란을 없앤 것은 물론이며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의 직무능력 평가를 새로 도입했다.

필기시험에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유형의 문제를 내 여러 분야의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에게 취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취지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IT 관련 전문가를 포함해 이공계 출신 인재를 우대한다는 방침이다.

은행권이 올해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늘리기로 했지만, 취업희망자들의 수에 비하면 여전히 은행에 취업하기가 여전히 ‘바늘구멍’인 것은 사실이다.

채용담당자들은 스펙보다는 조직 적응력이나 팀워크, 가치관, 입사의지 등 정성적 측면이 더욱 중요시되므로 취업준비 서적이나 사이트에 나오는 틀에 박힌 지원 요령보다는 자신의 강점을 자신 있게 드러내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한 시중은행 인사담당자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면접 대비 요령이나 지식을 단편적으로 암기하면 되레 채용담당자에게 오히려 나쁜 인상을 줄 수 있는 만큼 자신만의 강점과 가치관을 솔직하고 자신감 있게 드러내는 편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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