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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그리스 충격’ 최소화에 총력 쏟아야

[사설] ‘그리스 충격’ 최소화에 총력 쏟아야

입력 2015-07-06 17:58
업데이트 2015-07-0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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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국민이 채권단의 긴축 요구안을 거부한 충격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그리스는 부채 탕감 협상에 나서겠지만 디폴트(채무 불이행)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의 가능성은 매우 크다. 그렇게 되면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을 남유럽 국가들뿐만 아니라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 나아가 세계 경제 전체가 연쇄 반응을 일으켜 흔들릴 수 있다. 그리스발 충격으로 어제 코스피지수는 2.4%나 떨어졌고 아시아 다른 나라 증시도 폭락했다.

그리스와 우리나라의 경제적 밀접도는 낮은 편이다. 수출액 중에서 그리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0.2% 정도로 아주 작다. 이미 올 1~5월 우리 기업의 그리스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3%나 감소한 상태다. 금융 부문에서도 한국은 크게 영향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 한국 금융회사의 그리스 외화 익스포저(위험 노출) 잔액도 11억 8000만 달러(약 1조 2600억원)로 전체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직접적인 영향권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받을 간접적인 영향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는 게 문제다. 그리스 사태는 유로화의 약세, 즉 원화 가치의 상승을 불러 한국 제품의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세계 금융시장이 혼돈에 빠지면 우리 같은 신흥국은 자본 유출을 걱정해야 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그리스 사태는 우리에게 설상가상이다. 후폭풍이 얼마나 거셀지 현재로선 가늠하기도 어렵다. 그리스 악재가 외환이나 주식시장에는 이미 반영됐다고는 하지만 추이를 더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정부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다듬고 있다고 한다. 멕시코와 러시아 위기 등 그동안 수차례 있었던 대외 악재 사례들을 분석해 전시체제라는 생각으로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외환 보유액이 세계 6위를 유지할 만큼 한국 경제의 바탕은 튼튼하다. 외환위기를 극복한 경험도 갖고 있다. 지나친 불안감과 위축된 소비 심리는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대외 악재는 앞으로도 더 발생할 수 있다. 눈앞의 성과에 얽맨 ‘거품 경제’는 이런 위기 때 사상누각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다. 경제의 기초가 탄탄하면 갈 곳 없는 외국 자본은 오히려 우리나라를 찾을 것이다. 외부 충격에 견디려면 평소에 경제 체질을 강화하고 내실을 다져야 한다. 그리스 사태를 계기로 가계부채, 과열된 부동산 경기, 과도한 복지 등을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 한다.
2015-07-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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