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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뉴스 ‘살인 생중계’ 목격 美시청자 큰 충격…”이건 악몽”

아침뉴스 ‘살인 생중계’ 목격 美시청자 큰 충격…”이건 악몽”

입력 2015-08-27 16:06
업데이트 2015-08-2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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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도 ‘눈물바다’…희생자 약혼녀, 연인 피살장면 조정실에서 지켜봐

미국 버지니아 주(州) 프랭클린 카운티에서 26일(현지시간) 발생한 기자 총격 사망 사건이 TV로 생방송되면서 이를 목격한 시청자들이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날 아침 갓 깨어나 여느 때와 다름없이 TV를 켜고 CBS 계열 지역 방송국인 WDBJ의 아침 뉴스를 보던 시청자들은 악몽과도 같은 살인의 참극을 직접 마주했다.

WDBJ의 앨리슨 파커(24·여) 기자와 애덤 워드(27) 카메라 기자는 오전 6시45분께 뉴스 생중계 인터뷰 도중 전 직장 동료였던 베스터 리 플래내건(41)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이들은 스미스마운틴레이크 호수에 위치한 복합휴양시설인 브리지워터플라자의 한 건물에서 지역 상공회의소 대표인 비키 가드너와 지역개발 문제에 관해 인터뷰를 하던 중이었다.

갑자기 수 발의 총성이 들린 후 파커 기자와 가드너가 놀라 “오 마이 갓!”이라고 비명을 지르며 황급하게 뛰어가는 모습과 함께 카메라 기자가 쓰러져 영상이 바닥으로 떨어진 장면이 그대로 방송됐다.

이에 방송국은 황급히 현장 중계를 중단하고 스튜디오로 화면을 돌렸으며, 당황한 앵커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확실치 않다. 밝혀지는 대로 시청자에게 알려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아침 뉴스에서 이 장면을 목격한 시청자들은 트위터 등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냐”고 메시지를 올리며 의문을 나타냈다.

얼마 뒤 방송을 되돌려본 시청자들이 영상에 순간 포착된 총격범의 모습을 확인하고 트위터 등으로 퍼뜨리면서 경악과 공포가 순식간에 퍼졌다.

사건이 벌어진 스미스마운틴레이크 호수 일대는 낚시·보트 등으로 인기가 높은 주립공원 휴양지로 살인 등 강력 범죄와는 거리가 먼 평화로운 장소여서 주민들의 충격은 특히 컸다.

이 방송국의 전 직원인 마이크 스티븐스는 뉴욕타임스(NYT)에 “아직도 초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아침 시간에 이 호수가 얼마나 평화로운데 이런 총격 사건이 벌어지다니, 설명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친구들이 WDBJ에서 일한다는 주민 파멜라 쿡은 방송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건 현실이 아니다. 진짜로 벌어진 일이 아니다”라고 중얼거렸다.

동료 기자들이 피살되는 장면을 생중계로 접하고 이를 보도해야 하는 이 방송국 직원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

게다가 숨진 파커와 워드가 모두 사내 연애 중이었기 때문에 방송국은 눈물과 비통 속에 힘든 하루를 보냈다.

카메라기자 워드와 약혼한 멜리사 오트는 조정실에서 약혼자의 죽음을 충격 속에 목격했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오트는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의 더 큰 방송사로 이직을 앞두고 이날이 이 방송국에서 마지막 근무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울어서 퉁퉁 부은 눈을 선글라스로 가린 동료 사건기자 네이딘 메이저는 “누군가 살해당하는 것을 목격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그 사람이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남은 생을 함께 하려던 사람이라면 어땠겠느냐”고 AFP통신에 말했다.

메이저는 “나는 그들의 결혼식에 들러리로 참석하기로 했다. 그들은 내년 여름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라며 울음을 삼켰다.

파커와 그간 비밀 연애를 해온 이 방송국 앵커 크리스 허스트는 사건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연애 사실을 공개하고 둘이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허스트는 트위터에 둘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과 함께 “그동안 이 사진을 공유하지 않았었다”면서 “우리는 매우 사랑했고 막 합친 상태였다. (지금 이 상황에 대해) 할 말을 잃었다”고 적었다.

그는 또 “우리는 거의 9개월 동안 사귀었다.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9개월이었다”면서 “우리는 결혼할 생각이었고, 얼마 전에 그녀(파커)의 24번째 생일파티를 열었다”고 말했다.

이날 직원들은 방송국 안에서 임시 추모식을 갖고 눈물 속에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함께 부르며 유능한 기자였던 파커와 워드를 애도했다.

WDBJ의 제프 마크스 사장은 “직원들이 울었다가 서로 끌어안았다가 또 방송인으로서 각자 일을 했다”며 “직원들은 이 일을 헤치고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만, 너무 충격적이다”라고 밝혔다.

방송국 건물 앞에도 주민 수십 명이 줄을 서서 꽃다발과 풍선을 갖다놓고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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