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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메달 승격 가능성↑’ 장미란 “믿기지 않네요”

‘동메달 승격 가능성↑’ 장미란 “믿기지 않네요”

입력 2016-07-28 09:08
업데이트 2016-07-2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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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된 게 아니라 조심스럽지만, 이번 대표 선수들에게 힘 되길”

“정말요? 그 체급에서도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나요.”

장미란 연합뉴스
장미란
연합뉴스
‘역도여제’ 장미란(33)은 올림픽 동메달 승격 가능성에도 특유의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그는 28일 오전 연합뉴스 통화에서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되찾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다.

장미란은 “지금 전화를 받고 알았다. 믿기지 않는다”라고 운을 뗀 후 “기분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니고, 실감도 나지 않는다. 메달을 손에 넣어야 새로운 기분을 느낄 것 같다”고 했다.

그가 ‘마지막 올림픽’으로 삼은 런던대회 동메달을 손에 넣을 가능성은 매우 크다.

국제역도연맹(IWF)은 이날 “런던올림픽에서 채취한 소변, 혈액 샘플을 재조사한 결과 11명의 샘플에서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됐다. 이 중 6명이 메달리스트다”라고 밝혔다.

‘도핑 양성 반응자’ 명단에 런던올림픽 여자 역도 최중량급(75㎏ 이상)에서 동메달을 땄던 흐리프시메 쿠르슈다(아르메니아)의 이름이 포함됐다.

장미란은 당시 인상 125㎏, 용상 164㎏, 합계 289㎏을 들어 4위로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쿠르슈다의 합계 기록은 294㎏였다.

장미란은 “쿠르슈다가 런던올림픽 이후 기록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상하긴 했지만 그냥 전성기가 지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며 “메달을 따게 되면 좋긴 한데 최근 역도에 도핑 파문이 불거지고 내 체급(75㎏ 이상)에서도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금지약물 복용 혐의를 받는 건 아쉬운 일이기도 하다”고 했다.

하지만 늦게라도 ‘약물에 물들지 않은 메달’을 손에 넣는 건 기쁜 일이다.

장미란은 “약물 문제는 너무 민감해서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정당하게 열심히 노력한 선수가 대가를 받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 특히 올림픽 무대라면”이라고 강조했다.

어깨 통증을 안고 참가한 2012년 런던올림픽. 장미란은 동메달을 노리고 용상 3차시기에서 170㎏을 신청했지만, 역기를 뒤로 떨어뜨렸다.

마지막으로 나서는 올림픽 무대, 마지막 시기. 많은 이들이 장미란의 눈물을 예상했다.

하지만 장미란은 용상 3차시기를 실패한 뒤 무릎을 꿇고 기도했고 밝은 미소를 보여 한국은 물론 세계 역도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아름다운 4위’로 기억된 장미란이 4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장미란은 “당시 170㎏을 성공해서 바로 동메달을 땄어도 ‘역기와 인사 세리머니’를 똑같이 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장미란은 세계가 인정하는 ‘역도 여제’다.

장미란은 2005년∼2009년까지 세계선수권 4연패(2005·2006·2007·2009년)를 이뤘고,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수 생명이 짧은 여자 역도 최중량급에서 장미란처럼 오랫동안 챔피언 자리를 유지한 선수는 없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그는 런던대회 동메달 획득이 확정되면 올림픽 금, 은, 동을 모두 손에 넣는 진기한 기록도 세운다.

“아직 기뻐하긴 이르다”고 손을 내젓는 장미란은 사실, 절친한 후배 임정화(30)가 8년 만에 베이징올림픽 동메달을 손에 넣게 된다는 소식에 누구보다 기뻐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 여자 역도 48kg급에서 4위를 기록했던 임정화(30)는 당시 은메달을 차지한 터키의 시벨 오즈칸이 금지 약물 복용으로 메달이 박탈돼 동메달 승격이 예정됐다.

장미란은 “다른 역도 후배에게 그 소식을 듣고는 바로 정화에게 전화해 축하 인사를 했다. 정화가 노력한 대가를 받은 게 정말 기뻤다”고 했다.

장미란은 이번 자신의 동메달 승격 가능성도, ‘후배’에게 힘이 되길 바랐다.

2012년 은퇴 후 장미란 재단을 세워 스포츠 유망주와 사회배려계층 청소년을 위해 직접 뛰는 그는 역도 선수와 끈도 놓지 않고 있다. 최근에도 태릉선수촌을 찾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나서는 역도 대표 선수들을 응원했다.

장미란은 “한국 역도가 침체했다고 하지만, 우리 후배들이 정말 열심히 했다. 나를 응원해주신 것처럼 우리 후배들도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주 “후배들을 ‘포스트 장미란’이란 말에 가두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 역도 후배들에게 ‘포스트 장미란’이란 말은 더없는 찬사다.

장미란의 런던올림픽 동메달 승격이 유력해진 상황도 후배 역사들에게 힘이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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