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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인기 스포츠’로 이끈 ‘전설’ 파머

골프를 ‘인기 스포츠’로 이끈 ‘전설’ 파머

입력 2016-09-26 11:48
업데이트 2016-09-2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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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시대 스타 플레이어…대중과 접촉·소통

26일 87세의 일기로 영면한 ‘킹’(King) 아놀드 파머(미국)는 골프를 풋볼, 야구, 농구 처럼 대중이 열광하며 관람하는 인기 스포츠로 만든 주역이다.

파머는 메이저대회 7승을 비롯해 통산 62승을 거뒀다.

메이저대회 18승에 통산 73승을 올린 후배 잭 니클라우스(미국)에 한참 못 미친다. PGA챔피언을 끝내 제패하지 못해 그랜드슬램도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파머가 현대 골프에 끼친 영향이나 대중적 인기에서는 오히려 니클라우스를 능가한다.

파머는 골프 사상 최초의 ‘TV 스타’였다.

출전하는 대회마다 수많은 열성 팬이 구름처럼 몰렸다. 언론은 파머의 열성 팬을 ‘아니의 군대’(Arnie‘s Army)라고 불렀다. 그는 군대를 이끄는 ’왕‘이었다. 그래서는 파머의 별명은 ’킹‘이다.

잘생긴 얼굴과 화려한 경기 스타일, 카리스마가 파머의 가장 큰 무기였다.

굵은 팔뚝으로 힘차게 휘두르는 시원한 장타와 어떤 상황에서도 버디를 노리는 공격적인 플레이에다 승부처에서 어김없이 홀을 찾아드는 퍼팅은 수많은 시청자를 TV 골프 중계로 끌어들였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칼럼니스트 짐 머리는 “파머는 복싱의 잭 뎀프시, 야구의 행크 에런, 풋볼의 조 몬태나와 같은 존재”라고 말한 바 있다.

파머는 유난히 극적인 승부를 자주 연출했다.

파머는 패배도 극적이었다. US오픈에서 세 차례 연장전에서 무릎을 꿇었지만 ’영웅적인 패배‘로 골프 역사에 남았다.

니클라우스, 개리 플레이어(남아공)와 함께 1960년대 ’골프 빅3‘로 불렸지만, 대중적인 인기는 그가 항상 최고였다. 경기에 지고도 더 많은 관심을 받을 때가 많았다.

그는 ’흙수저‘였다.

소아마비를 앓았던 아버지 밀프레드 파머는 골프장에서 골프 레슨과 코스 관리를 생업으로 삼았다. 경제적으로 넉넉치 않았다.

TV 시대에 ’블루칼라‘ 계층에서 성공한 스포츠 스타라는 이유로 더 인기를 끌었다.

아버지는 파머가 3살 때 여성용 골프 클럽을 손에 쥐여주면서 “얘야, 공을 힘껏 때려. 그리곤 볼을 찾아서 다시 힘껏 때려”라고 가르쳤다.

파머가 평생 공격적인 파워 골프를 구사한 이유다.

그는 대학 재학 시절 최고의 아마추어 선수였다. 동료 선수가 갑자기 사망하자 골프를 포기하고 해안경비대에 입대해 3년을 보내기도 했다.

파머는 프로 골프를 돈이 되는 산업으로 키운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는 네차례 PGA투어 상금왕을 차지하면서 한 시즌에 처음 연간 상금 10만 달러를 넘긴 최초의 선수가 됐다. 특히 그는 코스 밖에서 거액의 돈을 벌어들인 선구자다. 생애 수입 100만 달러를 돌파한 첫번째 프로 골프 선수로 이름을 남긴 파머는 80세가 넘어서도 해마다 2천만 달러가 넘는 돈을 벌었다.

선수의 인기를 활용한 스포츠 매니지먼트도 파머가 효시다. 파머가 변호사 마크 매코맥과 손잡고 시작한 스포츠 마케팅 사업은 지금은 거대 산업이 됐다. 파머 자신도 골프 대회 운영, 골프 의류 제조와 유통 등 다양한 연관 사업을 일으켜 거부가 됐다.

파머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리처드 닉슨, 그리고 부시 부자 등 역대 대통령과도 친분이 두터웠다.

파머는 골프 실력과 이런 막강한 인맥, 그리고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뿐 아니라 대중적 친화력에서도 남달랐다.

그는 사인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아낌없이 사인을 해줬다.

가능하면 많은 팬과 악수를 하고 대화를 하고 싶어 했다. 후배 선수들은 파머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하곤 했다.

골프위크 컬럼니스트 애덤 슈팩은 “파머의 인기는 엘비스 프레슬리와 맞먹었다”면서 “그러나 그가 엘비스와 다른 점은 늘 팬들과 소통하고 접촉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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