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타저’ 가을야구 지배하는 용병 에이스
정규시즌과 달리 치열한 투수전PS 4개 팀 8명 평균자책점 2.01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PO), PO 1·2차전 등 지난 22일까지 치러진 포스트시즌 8경기의 평균자책점은 2.44인 반면, 타율은 .221에 불과했다. 최근 몇 년간 정규시즌에서 ‘타고투저’의 흐름이 두드러졌고 특히 올해 정규시즌 평균타율이 역대 최고치를 찍은 것과는 정반대로 포스트시즌에서는 치열한 투수전이 펼쳐지는 것이다.
‘타고투저’에서 ‘투고타저’로의 변화는 각 팀의 ‘외국인 에이스’들이 주도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 올라온 4개 팀(KIA·LG·넥센·NC)은 모두 8명의 외국인 투수를 내보냈는데 이들은 모두 12경기(11선발)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 2.01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는 9번이었고, 7이닝 이상 소화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경기도 7번이나 됐다. 각 팀에서 선발 등판한 외국인 투수들의 경기력이 해당 경기 결과를 좌우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KIA가 LG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2차전까지 끌고 갈 수 있었던 것은 1차전에서 ‘에이스’ 헥터 노에시가 7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 낸 공이 컸다. 준PO에서 LG와 맞붙어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탈락한 넥센은 2차전에서 앤디 밴헤켄이 7.2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유일하게 1승을 챙겼다.
정규시즌 4위로 올 시즌 가을야구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LG는 시즌 뒤늦게 합류한 데이비드 허프가 ‘가을야구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허프는 포스트시즌 3경기에 나와 매 경기 7이닝을 소화했고, 평균자책점은 2.14를 기록 중이다. 헨리 소사도 2경기 12.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허프와 함께 가을 원투펀치로 맹활약하고 있다.
LG와의 PO 1·2차전에서 2연승해 한국시리즈행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NC는 처음부터 외국인 에이스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1차전에 나온 에릭 해커는 7이닝 2실점 역투로 승리 발판을 마련했고, 2차전에선 재크 스튜어트가 7.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한국시리즈의 향방도 외국인 투수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최강 선발진을 구축한 두산의 원투펀치도 정규시즌에서 각각 다승왕과 탈삼진왕을 차지한 ‘에이스’ 저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6-10-25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