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부터 대만 독립을 주장하고 있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
AFP 연합뉴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대화를 나눴다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을 (중국의 일부가 아닌) 독립된 국가로 여긴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간 중국은 자국과 외교관계를 맺으려는 국가에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임을 인정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미국은 지미 카터 정부 시절인 1979년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했고, 곧이어 미국-대만 간 방위조약 중지, 미국대사관 폐쇄, 주대만 미군 철수 등 조치가 이어졌다.
대만은 1945년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 가운데 하나였으나 1971년 중국이 유엔에 공식 가입하면서 중국에 상임이사국 자리를 내줬다. 현재 대만은 정식 수교국이 22개국에 불과할 만큼 외교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과 대만은 단교 이후에도 비공식적이지만 우호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대만의 정치, 경제, 군사적 핵심 우방이다. 다만 미국은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정상 간 공식 회동이나 직접 대면 등을 최대한 피해왔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합의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부정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어서다.
대만 총통이 해외순방에 나설 때도 미국은 경유지 착륙만을 허용해왔다. 1995년 당시 리덩후이 총통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국가 정상이 아닌 개인 신분으로 가야했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차이잉원 총통과 전화 통화를 했다는 건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의 입장을 존중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이번 전화통화가 미국과 중국, 양안(중국과 대만) 사이의 외교 갈등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