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 바람 타고 LP 제작 공장 다시 문 열어
국내에서도 다시 바이닐(LP) 음반을 찍어낼 수 있게 됐다. LP 제작 공장이 다시 문을 연 것. LP 붐에 기름을 부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순수 국산 기술로 제작된 조동진 6집 ‘나무가 되어’의 LP 음반
국내에서 LP가 본격 생산되는 것은 2004년 11월 경기 고양 서라벌레코드 공장이 문을 닫은 이후 13년 만이다. 이후 LP를 만들려면 해외 주문 생산을 해야 했다. LP 붐을 타고 2011년 경기 김포에 엘피 팩토리가 생겨 몇몇 한정반을 찍어내기도 했으나 품질 문제가 발생해 3년 만에 문을 닫기도 했다.
마장뮤직은 바이닐팩토리를 론칭하며 국내 최고 베이스 연주자 서영도가 주축인 서영도 일렉트릭 앙상블의 신보와 지난해 나온 전설적인 포크 가수 조동진의 정규 6집을 LP 음반으로 선보였다. 곧 펑키 소울 밴드 커먼그라운드의 신보도 LP로 나온다. 또 국내외 음반사와 저작권 계약을 맺고 전설적인 여성 바이올린 연주자 요한나 마르치의 음반, 포크 듀오 어떤날, 재즈 뮤지션 빌 에반스와 쳇 베이커의 음반 등 클래식, 가요, 재즈, 팝, 국악 등을 망라해 절판되어 구하기 어려운 명반들, LP로 만들어지지 않았던 타이틀을 꾸준히 발매할 계획이다. 물론, 주문이 들어온다면 아이돌 신보도 대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유일 LP 제작 공장 ‘바이닐 팩토리’를 설립한 주역들. 왼쪽부터 국내 1세대 LP 기술자들에게 비법을 전수받은 엔지니어 백희성, 재즈 칼럼니스트 하종욱, 음반 마케팅 전문가 박종명. PRM 제공
국내에서는 LP 신보가 종적을 감춘 뒤에도 음악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옛 가요 음반이나 클래식 음반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유지됐었고 복고 바람을 타고 중고 LP를 찾는 경우가 늘었다. 이러한 흐름을 따라 대규모 LP 축제가 생겨나기도 했다. 오는 17~18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리는 서울레코드페어가 대표적이다. 올해 벌써 7회째를 맞는다. 지난 주말 같은 장소에서는 전국음반소매상연합회 주최의 바이닐 페스티벌이 열리기도 했다. 최근 국내 대중음악계에서는 신보를 낼 때 LP를 특별 한정판으로 곁들이는 경우도 잇따랐다. 지난해 국내 LP 판매량(중고 거래 제외)은 28만장, 매출액은 98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마장뮤직을 통해 선보일 예정인 LP 타이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