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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한 트럼프 美 대통령, DMZ 방문할까 안할까...방문 반대도 많아

첫 방한 트럼프 美 대통령, DMZ 방문할까 안할까...방문 반대도 많아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7-10-19 15:53
업데이트 2017-10-1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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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문 정부와 국무부 반대” ...전직 관료들 “단호한 결의 방문 찬성”

새달 7일 첫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할지를 놓고 미국에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백악관은 한국의 문재인 정부와 미 국무부로부터의 반대에 부딪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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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제럴드 포드함에 승선했을 당시 장병들의 인사에 거수 경례로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제럴드 포드함에 승선했을 당시 장병들의 인사에 거수 경례로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DMZ 방문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이의 ‘말의 전쟁’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게 반대 이유라는 것이다.

WP는 “문재인 대통령의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이 군사 대치를 촉발할 수 있는 오판의 가능성을 높이거나, 의도하지 않은 다른 영향을 줄 것을 두려워한다”면서 의도하지 않은 영향은 “아시아 금융시장에 타격을 주는 것이나 평창 동계올림픽 계획에 지장을 받는 것”이라고 지목했다.

백악관에서도 DMZ 방문이 가뜩이나 고조된 한반도 긴장에 더욱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안전 문제가 걱정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굳이 DMZ를 찾지 않더라도 아시아 순방 기간에 하와이 진주만 군기지 방문, 북한에 의한 일본 내 납치 피해자 가족과의 만남,한국 국회 연설 등 ‘터프한 대북 발언’을 내놓을 수 있는 일정을 다수 배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임 미 행정부 인사들은 북핵 위협에 대한 미국의 단호한 결의를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상징인 ‘대통령의 DMZ행(行)’을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물론 휴전선을 지키는 한미 장병들에게 ‘미국은 양자 방위조약에 계속 헌신할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WP에 따르면 1983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방문 이후 DMZ를 찾지 않은 미국 대통령은 조지 H.W.부시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그도 부통령 시절에는 DMZ를 방문한 적이 있다. 역대 미 대통령들은 하나같이 항공재킷을 입고 쌍안경으로 북한을 바라본 뒤 감시초소에 들르는 일정을 소화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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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만에 韓국회 연설하게 될 트럼프
24년 만에 韓국회 연설하게 될 트럼프 다음달 7일 한국을 국빈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국회에서 연설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1960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처음이었으며 마지막 연설은 24년 전인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했다. 사진 왼쪽부터 1983년 11월 12일 국회 연설 중인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전 채문식 국회의장, 1989년 2월 27일 조지 부시 대통령과 전 김재순 국회의장, 1992년 1월 6일 조지 부시 대통령과 전 박준규 국회의장, 1993년 7월 10일 빌 클린턴 대통령과 이만섭 전 국회의장. 왼쪽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대니얼 러셀은 “DMZ는 확성기와 같은 기능을 한다”며 “북한 지척에 있는 군 지휘사령부에서 나오는 메시지는 더욱 전쟁의 위험을 풍기는 불길한 톤을 가진다”고 말했다.

앞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3년 DMZ 투어 도중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그것은 그 나라의 끝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뒤 ‘돌아오지 않는 다리’까지 걸어가기도 했다.

전직 관료들은 현 국가안보보좌진이 적대적인 발언으로 북한을 직접 도발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군부대 연설, 초소 시찰 등을 통해 상징적인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예측불허의 공격적인 발언을 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조지 W.부시 전 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은 “우리는 지금까지 북한에 대한 예방 전쟁을 준비한다는 뜻을 시사한 대통령이 DMZ에 가도록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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