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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채와의 전쟁’… 시진핑, 경제권력까지 움켜쥔다

中 ‘부채와의 전쟁’… 시진핑, 경제권력까지 움켜쥔다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18-02-25 18:12
업데이트 2018-02-25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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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깨고 2중전회 한 달여 만에… 오늘부터 사흘간 3중전회 개최

양회서 임명될 차기지도부 인선
성장률ㆍ美 2배 규모 부채 심각
류허, 새 경제사령탑으로 부상
美와 무역갈등 해결 방미 예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서울신문 DB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서울신문 DB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경제개혁의 고삐를 단단히 죄고 나섰다. 지난해 10월 19차 당대회를 통해 1인 통치체제를 확고히 한 시 주석은 다음달 5일 열리는 양회(兩會)를 앞두고 경제권력도 틀어쥐고 있다.

우선 지난 40년 동안 10~12월에 열리던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중전회)를 26~28일 시 주석 주재로 개최한다. 지난달 18~19일 2중전회가 열린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3중전회를 여는 것은 1978년 개혁개방의 전통을 연 3중전회 이후 처음이다. 시진핑 사상을 헌법에 삽입하는 논의를 주로 한 2중전회에 이어 이번 3중전회는 양회에서 임명될 주요 지도부 인선을 하게 된다. 차기 지도부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단연 인민은행 총재와 경제 부총리에 내정된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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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는 시 주석과 중학교 동창으로 10대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경제사령탑’으로 류가 부상하면 자연히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입지는 더 위축된다. 양회를 앞두고 리 총리의 측근인 양징(楊晶) 중국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가 비리 혐의로 낙마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미국에서 4년간 공부해 영어도 유창한 류는 지난 다보스포럼 중국 대표단으로 세계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그의 경제 부문 권한은 1990년대 초반 주룽지(朱?基) 전 총리 수준으로 막강할 전망인데, 떠안은 숙제 또한 만만치 않다. 당장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260%에 이르는 지방 정부와 국유기업의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 미국의 2배, 독일의 3배가 넘는 높은 부채는 경제 불안을 야기하고 공산당 집권의 정당성을 해칠 수 있다.

90년대 초 9%대에 이르다 6% 수준으로 침체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도 인구고령화와 맞물려 만만치 않다. 눈앞에 닥친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류가 해결해야 할 몫인데 3중전회 직후 직접 미국 방문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23일 공식적으로 경영권을 국가에 내준 우샤오후이(吳小暉) 안방보험 회장의 기소도 결국 류가 낳았다. 지난해 초 류가 일본 거품경제와 장기불황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중국 당국은 지난해 6월 안방보험, HNA그룹, 푸싱인터내셔널 등 세계 인수·합병(M&A)의 큰손으로 불리던 기업들의 자금 조달 내역을 요구했다. 이후 중국 정부는 대대적인 부채 축소를 외치며 빚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안방보험은 2015년 한국의 동양생명을 인수했으며 현재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다. 우 전 회장은 덩샤오핑(鄧小平) 외손녀의 사위라는 혼맥을 활용해 혁명원로 2세들을 등에 업고 사업을 확장했다. 재작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만나 투자 요청을 받기도 했다. 태자당으로 불리는 혁명원로의 자제들은 시 주석의 경계 대상이었으며, 결국 양회를 앞두고 1년간 안방보험의 경영은 인민은행 등 중국당국이 맡게 됐다.

시 주석이 안방보험을 통해 경쟁세력인 태자당에 흘러가던 자금줄을 끊음으로써 정치적 대항마를 차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횡령 등 다수의 법규 위반행위를 지난해 6월 시작한 안방보험 조사를 통해 발견했으며, 위탁경영을 통해 소유구조를 정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명한 사실은 경제사령탑의 교체에도 중요한 경제정책 결정은 여전히 시 주석이 한다는 것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2018-02-2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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