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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전쟁과 평화 사이/황성기 논설위원

[길섶에서] 전쟁과 평화 사이/황성기 논설위원

황성기 기자
황성기 기자
입력 2018-05-09 22:44
업데이트 2018-05-0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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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다음날인 토요일 오후에 들른 월드컵공원은 여유로움으로 가득했다. 잔디밭의 나무 그늘에서 음악을 틀어 놓고 와인을 마시며 담소하는 젊은 여성들, 아이들과 캐치볼을 하는 가족들, 휴양림에서나 설치할 법한 큰 텐트를 쳐놓고 3대로 보이는 대가족이 간이의자 등에 앉아 도심 속 숲을 즐기는 광경이다. 한 달이면 두 차례 정도 찾는 공원이지만 그날은 평소와는 달리 봄나들이 나온 사람들 표정이 유난히 밝아 보였다.

어린이날의 대체공휴일인 지난 7일 오후 서울 명동. 사람 물결이 예사롭지 않다. 중국인 관광객이 줄었다지만 그 대신에 세계의 다양한 지역에서 온 외국인들로 북적거린다. 아이스크림을 넣은 붕어빵에 꿀을 얹은 ‘허붕’을 비롯해 생소한 길거리 음식을 먹으며 명동을 유영하는 듯 거니는 사람들에게서 느낀 것은 평화였다.

전쟁이 날 것처럼 비상식량을 챙긴다는 흉흉한 소리가 나돈 지난해였다. 나만의 착각인지 모르지만, ‘한반도에 더 전쟁은 없다’는 한마디야말로 이 땅에 살고, 찾는 사람들에게 평화와 여유로움을 준 건 분명한 듯싶다.

marry04@seoul.co.kr
2018-05-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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