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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성추문 의혹 美 매캐릭 추기경 사임 수락

교황, 성추문 의혹 美 매캐릭 추기경 사임 수락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7-29 11:06
업데이트 2018-07-2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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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고위직 성추문 사건으로 또 한번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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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추문 의혹을 받아온 미국의 시어도어 매캐릭(88) 추기경의 사임을 수락했다.

교황청은 2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매캐릭 추기경이 전날 밤 교황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가톨릭 교회재판에서 이번 성추문 의혹이 조사될 때까지 기도와 속죄 속에서 생활할 것을 매캐릭 추기경에게 지시했다고 성명은 전했다.

미국 사회에서 신망이 높던 매캐릭 추기경은 미성년자들과 성인 신학생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난달 모든 공적 직무를 맡지 말라는 교황청의 명령을 받았다.

매캐릭 추기경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여온 미국 가톨릭 교회는 매캐릭 추기경이 약 50년 전 11세의 소년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의혹이 신빙성이 있다고 결론짓고, 이런 조사 결과를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그 이후, 다른 사람들도 신학생 시절 매캐릭 추기경과 함께 잠을 자도록 강요받았다고 폭로하며 그를 더욱 궁지로 몰았다.

하지만, 매캐릭 추기경은 당시 성명을 내고 결백을 주장하며, 자신에 대한 조사에 전면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매캐릭 추기경의 성추문 연루는 그가 ‘교회의 꽃’으로 불리는 교황 다음의 고위직인 추기경 신분인 데다, 종교계를 넘어 미국 사회 전체에서 수십 년 동안 폭넓게 존경받아온 인사라는 점에서 큰 충격을 줬다.

1958년 사제 서품을 받은 매캐릭 추기경은 2001∼2006년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 대주교를 지냈다. 국제 무대에서 가장 저명한 미국 추기경으로 꼽히는 그는 80세가 넘은 터라 공식적으로는 은퇴했으나, 최근에도 세계 여러 곳을 정기적으로 오가며 인권보호 등을 위해 활발히 활동해 왔다.

교황이 아직 매캐릭 추기경에 대한 의혹을 밝힐 교회재판이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그의 추기경 사퇴를 수락하고, 속죄 명령을 내린 것은 가톨릭 교회를 뒤흔들고 있는 사제들의 성추문에 대한 단호한 대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교황은 과거에 신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스코틀랜드 출신의 키스 오브라이언 추기경의 경우, 사건이 처음 폭로된 것은 2013년이지만, 이로부터 2년 후 교황청 조사단이 이에 대한 조사를 완전히 끝마친 후에야 사임을 수락한 바 있다.

한편, 성직자에 의한 성추문 의혹이 처음 불거진 지 십 수 년이 지났으나 가톨릭 교회는 여전히 이 문제로 인해 골치를 썩고 있다.

최근 들어서만 해도 칠레 주교단 31명이 칠레 가톨릭 교회를 뒤흔든 사제의 아동 성학대 은폐 사건의 책임을 지고 지난 5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호주에서는 필립 윌슨 애들레이드 교구 대주교가 1970년대 아동 성학대 사건을 은폐한 혐의가 인정돼 이달 초 징역 1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아동 성범죄를 숨겼다는 이유로 기소되고 유죄 판결을 받은 가톨릭계 인사로는 최고위급이다.

교황은 지난 21일에는 성추문 의혹을 받고 있는 중미 온두라스 수도 테구시갈파 대교구의 보좌주교인 후안 호세 피네다의 사표를 수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최측근이자 교황청 서열 3위인 조지 펠 교황청 국무원장(추기경) 역시 과거에 저지른 아동 성학대 혐의로 현재 호주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처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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