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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총액 1위 롯데의 ‘가을야구’ 좌절, 책임론 고조

연봉총액 1위 롯데의 ‘가을야구’ 좌절, 책임론 고조

강경민 기자
입력 2018-10-13 09:09
업데이트 2018-10-1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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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롯데
아쉬운 롯데 12일 오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가 롯데를 6대 4로 꺾고 5위를 확정지었다. 사진은 9회초 마지막 공격을 초조하게 지켜보는 롯데 조원우 감독. 2018.10.12 연합뉴스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가 ‘가을야구’ 문턱을 넘지 못했다.

롯데는 지난 12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4-6으로 역전패해 결국 5위 등극이 무산됐다.

시즌 종료까지 2경기를 남겨둔 롯데는 최대 6위, 최악에는 8위로 시즌을 마감한다.

롯데는 지난 시즌 후반기 기적 같은 연승 행진을 벌이며 3위로 5년 만에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쥔 바 있다.

올 시즌 막판, 롯데가 보여준 폭발적인 레이스는 지난해 후반기만큼 극적이었다.

롯데는 9월 18일부터 17경기에서 14승(3패)을 거둬들이는 무시무시한 뒷심으로 5위 KIA와 승차를 ‘0’으로 만들었다.

9월 16일만 해도 5위에 7경기 차로 뒤졌던 롯데는 불과 한 달 사이에 7경기 승차를 모두 지워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롯데의 ‘가을야구’ 꿈이 기적처럼 현실로 바뀌는 듯 보였다.

하지만 롯데는 지난 10일 kt wiz와 더블헤더를 모두 내준 데 이어 12일 KIA와의 ‘지면 끝’인 승부에서 끝내 희망을 살리지 못했다.

롯데팬들에게는 더없이 달콤했던 질주였다. 하지만 그 기간은 암울했던 시즌 전체와 견줘 극히 짧았다.

롯데는 올 시즌 개막 후 7연패의 수렁에 빠지는 등 시작부터 휘청거렸다.

선발진이 붕괴했다.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새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는 부진 끝에 시즌 도중 퇴출당했다.

브룩스 레일리는 한국 무대 4년 차인 올해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토종 에이스 박세웅은 팔꿈치 통증에 시달린 이후 평범한 투수로 전락했고, 김원중의 성장은 정체됐다.

롯데 선발진에서 10승 투수는 레일리(11승 13패) 한 명뿐이다. 그마저도 패수가 승수보다 더 많다.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는 레일리(178⅓이닝)와 김원중(145⅓이닝), 2명뿐일 정도로 선발진이 5회를 넘기기가 어려웠다.

노경은(9승 7패)의 ‘은총’과 베테랑 송승준(3승 4패)의 분발이 없었더라면 롯데의 올 시즌은 더욱 힘들었을 터다.

롯데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5.73으로 리그 최하위,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횟수는 43번으로 역시 리그에서 가장 적었다.

이처럼 선발진이 무너진 데에는 롯데 프런트의 책임이 가장 크다.

롯데 프런트는 리그 최고의 ‘이닝 이터’인 조쉬 린드블럼을 붙잡지 못했다.

단순히 금액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린드블럼은 롯데 구단에 공개적으로 강한 불만을 터트리고 두산 베어스와 손을 잡은 뒤 리그 최고의 투수로 우뚝 섰다.

국가대표 포수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인 강민호마저 대안 없이 떠나보냈다.

삼성 라이온즈로 팀을 옮긴 강민호는 올 시즌 롯데전에서 독기를 품고 달려들었다.

강민호는 롯데전에서 타율 0.333에 6홈런 19타점으로 타 구단 상대 성적과 비교해 유독 강했다.

더군다나 롯데 프런트는 3루수 포지션 보강이 절실했음에도 FA 시장에서 3루수 황재균 대신 외야수 민병헌을 붙잡았다.

민병헌이 뛰어난 선수이긴 하나, 외야진이 포화 상태였음을 고려하면 과잉 영입이었다.

전력상 균형이 맞춰지지 않으니 롯데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고도 성과는 전혀 얻지 못했다.

선발진은 경쟁력을 잃었고, 포수와 3루수 포지션은 공수에서 ‘구멍’이나 다름없었다.

포수 안중열과 내야수 전병우가 본격적으로 가세한 이후 롯데가 각각 29승 25패, 10승 5패로 상승세를 탄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선발진의 불안함을 불펜과 타선의 힘으로 상쇄하는 길밖에 없었지만, 재계약 첫해인 조원우 감독은 용병술에서 실패를 거듭했다.

투수 교체 타이밍에서 우왕좌왕했고, 불펜진에서는 자신이 믿는 투수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필승조’의 단명을 부채질했다.

시즌 초반 박진형에게 그랬고, 시즌 중반에는 진명호, 막판에는 구승민에게 그랬다.

체력이 고갈된 구승민은 결국 12일 KIA전에서 안치홍에게 역전 결승타를 허용하고 고개를 떨궜다.

안중열과 전병우가 가세하기 전만 해도 롯데만큼 상위 타선과 하위 타선의 화력 차이가 극심한 팀도 없었다.

그런데도 조 감독은 별다른 변화 없이 거의 시즌 내내 반쪽짜리 타선을 운영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스몰볼’을 고집했다.

‘빅이닝’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롯데는 달아나야 할 때 달아나지 못했다. 불펜진을 계속해서 소모해야 하는 구조였다.

외국인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공수에서 허점투성이인 2루수 앤디 번즈를 시즌 내내 중용한 것도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롯데팬 중에는 롯데의 ‘가을야구’ 좌절을 오히려 반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만큼 내년 시즌을 앞두고 변화와 개혁에 대한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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