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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경 볼턴, 이례적 ‘제재해제’ 언급…北 달래며 정상회담 견인

초강경 볼턴, 이례적 ‘제재해제’ 언급…北 달래며 정상회담 견인

김태이 기자
입력 2018-12-07 16:56
업데이트 2018-12-0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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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해제 전제로 ‘성과’ 언급…기존 美전제 ‘FFVD’서 후퇴 여부 주목

북미가 좀처럼 협상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북 초강경파로 분류되는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례적으로 경제제재 해제를 언급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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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장례식 참석한 볼턴…“2차 북미정상회담은 김정은에 기회”
부시 장례식 참석한 볼턴…“2차 북미정상회담은 김정은에 기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가운데 왼쪽)이 5일(현지시간)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DC 국립대성당에 도착하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6일 미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수십 년 동안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들었다”며 중요한 것은 실행이고 2차 북미정상회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또 한번의 기회라고 말했다. 2018.12.07
AFP 연합뉴스
비핵화 성과를 전제로 한 제재 해제 언급이기는 하지만 화자가 ‘리비아식 모델’ 거론을 서슴지 않던 볼턴 보좌관이고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완전한 비핵화 없이는 제재 해제도 없다’는 미국 정부의 기존 입장이 변화된 것으로도 볼 수 있어 발언의 의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미국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우리가 봐야 할 것은 성과(performance)”라며 “성과를 거두면 경제제재 해제(removing)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1∼2월 개최를 공식화한 가운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의 성과 도출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부분은 볼턴 보좌관이 비핵화의 성과를 대북 경제제재와 연결한 대목이다.

백악관 내 대북 매파를 대표하는 볼턴 보좌관은 대북 제재 이행을 강조할지언정 해제를 언급한 적이 거의 없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7월초 인터뷰에서 대북 제재해제를 거론한 적이 있지만, 당시 ‘1년 내 비핵화 시간표’를 압박하면서 한 얘기인데다 한국과 일본 등의 제재 해제가 시작될 수 있다는 식으로 범위를 한정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번에도 제재 해제 검토의 전제로 ‘비핵화 성과’를 내세우고 있지만 기존의 미국 정부 입장과는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제재완화 요구에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까지는 제재가 유지될 것’이라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볼턴 보좌관이 이날 인터뷰에서 ‘비핵화의 성과’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으나 FFVD 달성 이전의 단계적 제재 완화 검토에도 열려있음을 시사한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선(先) 비핵화-제재완화’ 줄다리기에 시간만 흘려보내던 북미협상 테이블에서 제재 완화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는 유화적 신호를 북한에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만일 볼턴 보좌관이 이번 인터뷰를 통해 FFVD 이전에라도 부분적으로나마 대북 제재 해제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면 고위급회담을 통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논의에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제재 완화를 요구해온 북한 역시 다른 사람도 아닌 볼턴 보좌관이 제재 해제를 언급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을 볼턴 보좌관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강경파와 분리하며 협상 교착의 책임을 강경파에 돌려왔다.

그러나 볼턴 보좌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한 약속을 이행할 기회를 주려 한다. 그는 북한을 위해 문을 열어뒀고 북한은 그 문으로 걸어들어와야 한다”면서 압박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했다.

북한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그간의 협상이 답보를 면치 못한 것이라고 재차 주장하면서 성의 있는 비핵화 조치와 협상 태도를 압박한 셈이다.

이는 앞으로 북한의 호응 여부에 따라서는 대북 강경론으로 선회할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보여,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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