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함안 아라가야는 ‘토기 왕국’이었다…길이 11m 오름가마 유적 발굴

함안 아라가야는 ‘토기 왕국’이었다…길이 11m 오름가마 유적 발굴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8-12-13 14:22
업데이트 2018-12-13 14:2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함안서 발견된 11m 아라가야 대형 오름가마
함안서 발견된 11m 아라가야 대형 오름가마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아라가야 토기 생산 거점으로 알려진 경남 함안군 법수면 우거리 산139-3번지 일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길이 약 11m, 최대 너비 2.5m, 잔존 깊이 1.1m인 계단식 등요(登窯?경사지에 터널형으로 축조한 오름가마) 유적을 찾아냈다고 13일 밝혔다.사진은 함안 법수면 우거리 유적에서 나온 계단식 등요(가운데 길쭉한 유적)와 토기 폐기장. 2018.12.13[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연합뉴스
경남 함안에서 아라가야 시대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가마터와 토기 폐기장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아라가야 토기 생산 거점으로 알려진 경남 함안군 법수면 우거리 산139-3번지 일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길이 약 11m, 최대 너비 2.5m, 잔존 깊이 1.1m인 계단식 등요(登窯·경사지에 터널형으로 축조한 오름가마) 유적을 찾아냈다고 13일 밝혔다.

함안 법수면은 14년 전인 2004년 창원대박물관이 지표조사를 진행해 4세기 후반에서 5세기 초반에 축조한 토기 가마터 13곳이 분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해에 국립김해박물관이 가마터 한 곳을 발굴해 가마 3기를 확인한 바 있다.
이미지 확대
함안 우거리 유적에서 나온 다양한 토기들
함안 우거리 유적에서 나온 다양한 토기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아라가야 토기 생산 거점으로 알려진 경남 함안군 법수면 우거리 산139-3번지 일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길이 약 11m, 최대 너비 2.5m, 잔존 깊이 1.1m인 계단식 등요(登窯?경사지에 터널형으로 축조한 오름가마) 유적을 찾아냈다고 13일 밝혔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단경호, 컵형 토기, 노형기대, 통형고배. 2018.12.13[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연합뉴스
가마터 유적 존재가 알려진 지 14년 만에 발굴조사를 시행한 연구소는 토기를 두는 소성부(燒成部)와 연기가 빠져나가는 연도부(煙道部) 사이에 낮은 계단이 있는 등요를 발견했다.

강동석 연구소 학예연구관은 연합뉴스를 통해 “기존 조사에서 확인한 가마터는 길이가 7m 이하인데, 이번에 확인한 가마는 규모가 월등히 크다”며 “형태도 이전 가마는 계단이 없는 등요였으나, 이번에는 계단이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호(大壺·큰항아리)를 굽기 위해 조성한 가마로 추정된다”며 “경남 김해와 창녕에서도 가야 가마터가 나온 바 있는데,우거리 가마는 다른 가야 가마와 비교해도 큰 편”이라고 말했다. 아라가야 토기 생산기지의 고갱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미지 확대
함안 유적 토기 폐기장에서 유물 출토
함안 유적 토기 폐기장에서 유물 출토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아라가야 토기 생산 거점으로 알려진 경남 함안군 법수면 우거리 산139-3번지 일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길이 약 11m, 최대 너비 2.5m, 잔존 깊이 1.1m인 계단식 등요(登窯?경사지에 터널형으로 축조한 오름가마) 유적을 찾아냈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은 함안 법수면 유거리 유적 토기 폐기장에 박힌 유물들. 2018.12.13[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연합뉴스
가마와 폐기장에서는 승석문단경호(繩蓆文短頸壺·삿자리무늬 짧은목항아리)가 많이 나왔으나, 노형기대(爐形器臺·화로형 그릇받침)·통형고배(筒形高杯·원통형 굽다리접시)도 소량 출토됐다.
이미지 확대
함안서 길이 11m 아라가야 대형 오름가마 나왔다
함안서 길이 11m 아라가야 대형 오름가마 나왔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아라가야 토기 생산 거점으로 알려진 경남 함안군 법수면 우거리 산139-3번지 일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길이 약 11m, 최대 너비 2.5m, 잔존 깊이 1.1m인 계단식 등요(登窯?경사지에 터널형으로 축조한 오름가마) 유적을 찾아냈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은 함안 법수면 유거리 유적 토기 폐기장에서 확인된 토층이다. 2018.12.13[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연합뉴스
이에 대해 연구소는 “대부분 함안을 중심으로 영남 지역에 넓게 분포하는 고식(古式) 도질토기(陶質土器)”라고 설명했다. 고식도질토기는 1천도 이상 온도를 유지하는 가마에서 구운 단단한 토기로, 보통 신라와 가야 초기 단계 토기를 지칭한다.

강 연구관은 “가마터 유적은 왕궁터에서 북서쪽으로 약 5㎞ 거리에 있는데, 아라가야 수공업 거점이자 토기 산업단지였다”며 “이곳에서 토기를 대량 생산해 각지로 유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함안서 나온 계단식 등요와 토기 폐기장.
함안서 나온 계단식 등요와 토기 폐기장.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아라가야 토기 생산 거점으로 알려진 경남 함안군 법수면 우거리 산139-3번지 일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길이 약 11m, 최대 너비 2.5m, 잔존 깊이 1.1m인 계단식 등요(경사지에 터널형으로 축조한 오름가마) 유적을 찾아냈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은 함얀 법수면 우거리 유적에서 나온 계단식 등요(가운데 길쭉한 유적)와 토기 폐기장. 2018.12.13[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연합뉴스
연구소는 “가마 크기에 따라 토기 생산방식과 종류가 어떻게 달랐는지 비교하고 분석할 수 있는 좋은 자료를 확보했다”며 “아라가야 토기 생산기술의 발전상을 추가로 연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아라가야 발굴조사는 고분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토기 생산지 조사는 연구 영역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도 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