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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거리 두고 45조원 챙긴 마크롱

일대일로 거리 두고 45조원 챙긴 마크롱

이석우 기자
입력 2019-03-26 22:08
업데이트 2019-03-27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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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佛 항공기 300대 구매 등 경협 합의

마크롱, 일대일로 직접 참여 화답 안해
제3국 공동투자 프로젝트만 협력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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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25일(현지시간) 엘리제궁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건배를 하고 있다. 앞서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은 이날 파리 도착 직후 개선문 앞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주관한 성대한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파리 EPA 연합뉴스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25일(현지시간) 엘리제궁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건배를 하고 있다. 앞서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은 이날 파리 도착 직후 개선문 앞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주관한 성대한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파리 EPA 연합뉴스
유럽 3개국을 순방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모나코, 이탈리아에 이어 마지막 방문국인 프랑스에도 통 큰 선물 보따리를 안기며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 참여를 권유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그러나 유럽연합(EU) 차원의 다자적 공동 투자 및 해당 사업의 국제규정 준수 등을 지적하며 이 같은 ‘러브콜’에 거리를 뒀다.

AFP·로이터통신 등은 시 주석이 25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과 파리 대통령 집무실인 엘리제궁에서 양자회담을 갖고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의 다국적 기업인 에어버스 항공기 300대를 구매하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두 정상은 이날 에어버스 구매를 비롯해 400억 달러(약 45조원) 규모의 경협안에 합의했다.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등 30개 프로젝트에 대한 합의가 체결됐고, 프랑스 현대미술관인 퐁피두센터도 중국 상하이에 분관을 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300대의 에어버스 구매는 지난해 1월 13개 중국 항공사가 184대의 에어버스 A320s 항공기를 구매키로 의향을 밝힌 것에 비해 계약 규모가 대폭 커진 것이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 갈등 속에서 중국 측이 프랑스와 EU 측에 강한 협력 의지를 표시한 셈이다. 미국 보잉사는 737맥스 기종의 사고 여파 속에서 에어버스의 중국 점유율 증가 등으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중국은 지난 1월 프랑스산 쇠고기에 빗장을 연 데 이어 프랑스산 냉동닭 수입도 허용하는 등 농업 분야에서도 호의를 보여왔다.

프랑스가 중국의 대규모 선물 보따리를 챙겼지만 일대일로 참여 제안에 대해서는 이탈리아와 다른 행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ABC는 “시 주석이 프랑스와 천문학적 규모의 협력 프로젝트에 서명하며 선물을 안겼지만 프랑스 지도자(마크롱 대통령)는 일대일로에 화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2일 EU 정상회의에서도 “EU 내 철도·항만 등 사회간접시설을 중국이 소유하게 하는 것은 전략적 실책”이라고 밝혔었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양국이 제3국에서 일련의 공동투자 프로젝트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중국의 ‘현대판 실크로드’인 일대일로 사업의 디딤돌을 제공할 것이라며 중국 측을 다독거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의 공격적인 EU 진출을 경계해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등은 26일 파리에서 시 주석 및 마크롱 대통령 등과 함께 새달 9일 브뤼셀에서 열릴 ‘EU·중국 정상회의’의 주요 이슈인 무역 및 기후변화 대책 등을 논의한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2019-03-2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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