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이나 발로 경찰관 공격하면 테이저건 쏠 수 있다

입력 : ㅣ 수정 : 2019-05-2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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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물리력 행사 기준·방법 11월 시행
저항 정도 따라 단계적 대응 규정 마련
성·인종 등 선입견에 의한 물리력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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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주먹이나 발로 공격을 당한 경찰관은 전자충격기(테이저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여성 경찰관이 남성 취객을 제대로 진압하지 못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물리력 행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했다. 과거에는 물리력 행사 금지 상황에 대한 규정만 있었을 뿐 물리력 행사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 현장에서는 민원 제기와 징계 가능성 등을 이유로 진압 장비 사용을 주저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경찰청은 지난 20일 열린 경찰위원회 정기회의에서 ‘경찰 물리력 행사의 기준과 방법에 관한 규칙 제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관은 그동안 위해성 경찰장비의 사용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테이저건, 경찰봉, 권총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14세 미만이나 임산부에게 사용을 금지하는 등 제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새로 마련된 기준을 살펴보면 현장 경찰관은 대상자의 저항 정도에 따라 언어적 통제, 신체적 물리력, 수갑, 경찰봉, 방패, 분사기, 전자충격기, 권총 등을 단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상황이 급박하지 않은 경우 대상자를 설득·안정시키는 것이 우선 원칙이다. 경찰관의 지시나 통제에 따르고 있는 상황이라면 언어적 통제, 체포를 위한 수갑 사용이 가능하다. 대상자의 저항이 높아질수록 물리력 사용의 강도도 세진다. 가만히 서 있거나 앉아 있는 등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는 않지만 비협조적인 경우에는 신체 일부를 잡거나 밀기, 잡아끌기가 가능하다. 체포·연행하려는 경찰로부터 도주하는 등 적극적인 저항 시에는 관절 꺾기나 조르기, 넘어뜨리기, 누르기가 가능하다. 가스분사기도 사용할 수 있다.

주먹이나 발로 경찰관을 가격하는 등 폭력적인 공격이 이뤄지면 신체 부위나 경찰봉을 이용해 가격할 수 있다. 이 단계부터는 테이저건을 사용해 제압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총기류나 둔기, 흉기를 들고 위협하는 치명적인 공격 시에는 권총 사용도 가능하다.

다만 물리력 행사 때는 경찰청이 공인한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 또 성·장애·인종 등 선입견으로 인한 차별적 물리력 사용은 금지된다. 물리력 사용기준 제정안은 6개월간 교육훈련을 거쳐 오는 1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는 “위법한 공무집행 등 상대의 저항의 맥락을 고려해 공권력 사용을 판단해야 한다”면서 “저항의 정도에 비례해서만 강한 공권력 사용을 허용한다면 국민의 헌법적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2019-05-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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