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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오찬’에 인제 백담사, 30년 만에 ‘전두환 물건’ 철거

‘12·12 오찬’에 인제 백담사, 30년 만에 ‘전두환 물건’ 철거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9-12-15 22:20
업데이트 2019-12-15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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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부부 쓰던 의류, 화장대, 이불 등 보존물품 처분

백담사 측 “더는 전씨 구설 원치 않아”
치매 이유 재판 출석 기피했던 全

골프장에 호화 오찬으로 국민적 공분
全, 퇴임 후 백담사서 13개월간 은거
全, 당시 사과문서 재산 국가 헌납 공언
백담사에서 산책하는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
백담사에서 산책하는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 1987년 6월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견디다 못해 결국 수용해 물러난 뒤 광주민주화운동과 5공비리문제로 책임추궁을 당하다가 1988년 11월부터 1990년 말까지 백담사에서 은둔생활을 했다.백담사 경내 산책 중인 전씨 부부
1988.11.23 류재림기자
서울신문DB
전두환 전 대통령이 치매로 잘 알려진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며 재판 출석은 기피하면서도 골프장 나들이에 이어 12·12 군사반란 40년을 기념해 군사 반란에 가담했던 인물들과 ‘호화 오찬’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자 강원도 인제 백담사가 30여년간 보존해온 전 전 대통령의 사용 물건 등을 철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인제군 등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이 1988년부터 2년여간 은거했던 백담사 화엄실에는 전 전 대통령의 부부가 쓴 물건들이 30년간 보존돼왔으나 최근 철거됐다.

보존됐던 물품은 의류, 목욕용품, 거울, 이불, 화장대, 촛대, 세숫대야 등이다.

인제군 측은 “더는 전씨와 관련한 구설에 오르는 것을 원치 않아 보관하고 있던 전 전 대통령의 물건 등을 철거했다는 말을 백담사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담사가 전 전 대통령이 쓰던 물건을 철거한 정확한 시기와 장소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백담사 찾은 전두환 부부
백담사 찾은 전두환 부부 1987년 6월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견디다 못해 결국 수용해 물러난 뒤 광주민주화운동과 5공비리문제로 책임추궁을 당하다가 1988년 11월부터 1990년 말까지 백담사에서 은둔생활을했다.백담사 기거 4주년 되는 날 절을 다시찾은 전두환 전대통령 부부
1992.11.23 서울신문DB
만해 한용운 선생이 정식으로 출가했던 백담사는 전 전 대통령이 퇴임 9개월 만인 1988년 11월 23일 5·18과 5공 비리 책임자 처벌 요구에 따른 대국민 사과 뒤 1990년 12월 말까지 13개월간 은거한 곳이다.

당시 전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통해 재산을 국가에 헌납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앞서 전 전 대통령은 12·12 군사반란 40년을 맞아 육군 사조직이자 쿠데타의 주도 세력이었던 하나회 멤버들과 기념 오찬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1979년 12월 당시 보안사령관이었던 전 전 대통령은 군 병력을 무단 동원해 계엄사령관인 정승화 육군 참모총장 등을 체포한 뒤 군부를 장악하고 정치적 실세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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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광주 학살의 책임자인 전두환(오른쪽 두 번째)씨가 지난 12일 서울 강남의 고급 중식당에서 과거 1979년 12·12 군사반란 주역들과 오찬을 하고 있는 모습. 정의당 제공
1980년 5월 광주 학살의 책임자인 전두환(오른쪽 두 번째)씨가 지난 12일 서울 강남의 고급 중식당에서 과거 1979년 12·12 군사반란 주역들과 오찬을 하고 있는 모습.
정의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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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20만원… 전두환, 12·12 40년 기념 오찬
1인당 20만원… 전두환, 12·12 40년 기념 오찬 전두환(오른쪽) 전 대통령이 1979년 12·12 군사반란을 일으킨 지 40년이 된 12일 서울 강남의 고급 중식당에서 군사반란에 가담했던 인물들과 기념 오찬을 즐기고 있다. 이 모습을 직접 촬영한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는 “근신하고 반성해도 모자랄 판에 전두환씨는 1인당 20만원짜리 기념 오찬을 했다”고 말했다.
정의당 제공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는 지난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전두환이 최세창, 정호용 등 40년 전 쿠데타 주역들과 함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고급 중식당에서 1인당 20만원 이상 고급 코스요리에 와인잔을 부딪치며 즐기는 모습을 직접 지켜봤다”고 밝혔다.

임 부대표는 전 전 대통령 내외를 포함해 남성 5명, 여성 5명 등 모두 10명이 부부 동반으로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샥스핀 등을 곁들여 식사를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5·18 민주화 운동 당시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이 컸던 광주를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확산됐다.

광주시는 지난 13일 논평을 통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면서 5·18 관련 재판에 불참하고, 골프 라운딩 등 뻔뻔하고 호화로운 생활을 계속하는 것은 150만 광주시민과 국민을 조롱하는 것”이라면서 “온 국민의 힘으로 만행을 파헤쳐 역사의 심판대에 세우는 것이 민주주의와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전두환 비자금
전두환 비자금 광주민주화운동과 5공비리문제로 사법처리 받은 전두환 전대통령의 재판관련자료 중 비자금.현금 등
1996년 서울신문DB
바른미래당 광주시당도 14일 성명을 내고 “더는 ‘착한 알츠하이머’라는 궤변으로 ‘선택적 알츠하이머‘를 포장하지 말길 바란다”면서 “하루 속히 광주 시민과 민주 영령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5일 이남재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은 “더 늦기 전에 전두환을 강제구인해서라도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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