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드온] 콧대 낮추고 젊어진 캐딜락…자연스럽게 ‘꾸안꾸’ SUV

입력 : ㅣ 수정 : 2020-05-2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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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XT6’ 시승기
XT6 캐딜락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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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T6
캐딜락코리아 제공

은색 크롬 ‘최소화’ 전략으로 젊은층 공략
날렵한 헤드·테일램프 세련된 느낌 강조
실내는 최고급 천연가죽으로 ‘품격’ 살려

3.6ℓ 6기통 자연흡기 가솔린직분사 엔진
하이드로매틱 자동 9단 변속기 조합 강력

국내 프리미엄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 또 하나의 걸출한 신형 SUV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국 정통 SUV 캐딜락 ‘XT6’다. XT6는 제네시스 GV80, 메르세데스벤츠 GLE, BMW X5, 볼보 XC90, 폭스바겐 투아렉, 렉서스 RX 등 이름값 묵직한 신차들과 한판 대결을 펼쳐야 한다. XT6가 살벌한 SUV 춘추전국시대에 영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캐딜락코리아는 지난달 16일 온라인 발표회를 열고 ‘XT6’ 스포츠 트림을 공식 출시했다. XT6는 운전자와 탑승자가 모든 공간에서 최상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대형 3열 SUV라는 콘셉트로 등장했다. 캐딜락 관계자는 “승차감, 안전성, 편의 기능, 디자인, 가성비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SUV”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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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캐딜락하우스에서 XT6를 살펴봤다. 첫인상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정갈했다. XT6는 캐딜락을 대표하는 대형 SUV ‘에스컬레이드’보다 크기가 작아 ‘베이비 에스컬레이드’라는 별명을 갖고 있지만 다른 SUV와 비교하면 몸집이 결코 작지 않았다. 특히 전장은 5050㎜로 경쟁 모델 가운데 유일하게 5m를 초과했다.

XT6는 은색 크롬 적용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젊은 감성을 자극했다. 전면 그릴 아래쪽에만 얇게 살짝 적용됐다. 메기 입처럼 아래로 축 처진 그릴에 크롬을 과하게 적용한 다른 SUV와는 확실히 달랐다. 좌우 옆 창문 테두리와 후면에도 은색 크롬을 적용하지 않았다. 자동차 외부 크롬은 적당하면 멋있지만 과하면 촌스러운 느낌이 들기 쉽다. 가로로 얇고 날렵하게 디자인된 헤드램프와 T자 모양 테일램프는 세련된 느낌을 줬다. 세로형의 독특한 주간주행등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얼굴 디자인을 조화롭게 살려냈다. 옆모습은 정통 SUV의 정석을 따랐다. ‘멋 내지 않아도 멋이 나는 SUV’,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꾸민) SUV’라는 표현이 떠올랐다. 콧대 높은 캐딜락이 일반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자존심을 내려놓고 한껏 젊어진 느낌이었다.

XT6의 실내 디자인도 과하지 않은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모든 좌석과 도어트림, 센터콘솔 등은 부드러운 촉감의 ‘아닐린 가죽’으로 뒤덮였다. 아닐린 가죽은 소가죽의 외피를 아닐린 염료로만 가공한 최고급 천연 가죽이다. 천장은 스웨이드 재질로 마감돼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부드러운 촉감의 최고급 천연 가죽 ‘아닐린 가죽’이 대거 적용된 캐딜락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T6의 실내 모습.  캐딜락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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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드러운 촉감의 최고급 천연 가죽 ‘아닐린 가죽’이 대거 적용된 캐딜락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T6의 실내 모습.
캐딜락코리아 제공

제너럴모터스(GM)의 유전자를 물려받아서인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컨트롤 패널(센터페시아)은 한국지엠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닮았다. XT6의 플랫폼도 쉐보레 트래버스 등 GM의 중대형 SUV가 공유하는 C1 플랫폼이 적용됐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8인치로, 경쟁 차종보단 다소 작은 편이었다. 보스 퍼포먼스 사운드 시스템의 음질은 아주 맑고 깨끗했다. 음량을 높이니 차 안은 콘서트장으로 변했다. 룸미러는 후방을 고해상도(HD) 영상으로 보여 주는 ‘카메라 미러’ 방식이 적용됐다. 단점을 한 가지 꼽자면 운전대 뒤에 있는 방향지시등 레버가 다른 차량보다 조금 높은 11시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 손가락이 짧은 사람은 조금 불편함을 느낄 것 같은 것이었다.

XT6를 타고 캐딜락 하우스에서 출발해 경기 가평의 한 카페까지 왕복 112㎞ 구간을 주행하며 성능과 정숙성 등을 살펴봤다. 3.6ℓ 6기통 자연흡기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하이드로매틱 자동 9단 변속기의 조합이 선사하는 힘은 강력했다. 차량은 가속페달을 밟는 대로 쭉쭉 달려나갔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7.5㎏·m는 XT6를 마음껏 움직이는 데 부족함이 없는 수치였다.

구동 방식은 주행 모드에 따라 전륜구동과 사륜구동을 선택할 수 있었다. 창문에는 이중접합유리가 적용돼 고속으로 달려도 노면소음과 풍절음이 실내로 많이 들어오진 않았다. 브레이크는 가볍지 않고 묵직해 조금만 밟아도 곧바로 반응이 왔다. 운전자의 운전 습관과 취향에 따라 제동장치의 세팅에 대한 선호도는 다르지만 깊게 밟아야 작동하는 가벼운 브레이크보단 XT6의 브레이크가 긴급제동이 필요한 상황에서 더 신속한 제동이 가능할 것 같았다.

차량 스스로 속력을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량 주변에 위험이 감지되면 운전자에게 시트 진동으로 경고하는 ‘햅틱 시트’ 등 첨단 기술도 대거 탑재됐다. 어두운 곳을 달릴 때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전방을 열감지 카메라로 촬영해 사람이 있는지를 계기판을 통해 보여 주는 ‘나이트 비전’은 캐딜락이 세계 최초로 도입한 독보적인 기술이다. XT6는 올해 동급 차량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로부터 안전성 최고 등급인 ‘2020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를 받았다. 캐딜락이 ‘크고 튼튼한 차를 잘 만든다’는 통설이 공식 인증을 받은 셈이다.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율 1.5% 기준 8347만원이다. 가성비는 국산차 제네시스 GV80보단 못하지만, 수입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경쟁력을 갖췄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2020-04-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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