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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설물로 남극 황제펭귄 군락 열한 군데 확인, 개체수 늘어날 듯

배설물로 남극 황제펭귄 군락 열한 군데 확인, 개체수 늘어날 듯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8-05 17:21
업데이트 2020-08-0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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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널-2 위성이 잡아낸 황제펭귄 군락의 배설물 더미. 이들은 거친 바람을 막기 위해 거대한 빙붕들 사이에 자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우주국(ESA)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센티널-2 위성이 잡아낸 황제펭귄 군락의 배설물 더미. 이들은 거친 바람을 막기 위해 거대한 빙붕들 사이에 자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우주국(ESA)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황제펭귄 배설물 더미 가운데 가장 커 군락 역시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되는 군락이다. 유럽우주국(ESA)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황제펭귄 배설물 더미 가운데 가장 커 군락 역시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되는 군락이다.
유럽우주국(ESA)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남극에 사는 동물 가운데 가장 귀엽고 친근한 황제펭귄이 새끼들을 양육하는 서식지가 새롭게 확인됐다.

영국 남극 연구소(British Antarctic Survey, 이하 BAS) 연구진은 유럽우주국(ESA)의 센티넬-2 위성을 이용해 남극 대륙을 관찰한 결과, 바다얼음 위에 펭귄들의 배설물과 배설 퇴적층(구아노·guano)이 잔뜩 쌓여 있는 열한 군데 군락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번 발견이 갖는 의미는 이곳에서 교미한 암수가 새끼들을 낳아 기르면 27만 8500 쌍 정도로 추정되는 전 세계 황제펭귄 개체 수가 5~10% 늘게 된다는 것이다.

황제펭귄이 서식하는 지역은 기온이 극도로 낮고 접근하기가 어려워 위성 등을 이용해 연구를 진행한다. BAS는 지난 10년 동안 새하얀 빙원 위에 황제펭귄이 남긴 배설물을 이용해 군락을 확인해왔다.

이번 위성 사진 확인은 지구 온난화 때문에 남극 대륙이 녹아내려 생존의 위험에 내몰린다는 기후학자들의 우려와 다른 사태 진전이라 주목된다. 가장 비관적인 추정으로는 2100년이면 황제펭귄 개체 수가 절반이나 그 아래로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황제펭귄은 군락을 독립할 때 100km 거리 두기 원칙을 지켰다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영국남극연구소(BAS)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황제펭귄은 군락을 독립할 때 100km 거리 두기 원칙을 지켰다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영국남극연구소(BAS)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황제펭귄의 일년 생활표.
황제펭귄의 일년 생활표.
그런데 연구진은 배설물 더미의 크기와 개수 등으로 미뤄 봤을 때, 여덟 군데 새로운 군락을 발견하고 지금까지 존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체를 확인하지 못했던 세 군데 군락을 확인했다. 두 곳은 남극 반도에, 세 군데는 대륙 서쪽에, 여섯 군데는 대륙 동쪽에 자리했다. 이로써 대륙 전체의 황제펭귄 군락은 예순한 곳으로 늘어났다.

연구진은 그러면서도 황제펭귄이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한 환경에 놓여 있음은 변함이 없다고 단언했다. 연구를 이끈 BAS의 지리학자인 피터 프렛웰 박사는 “나쁜 소식은 새로운 황제펭귄 군락이 해빙이 매우 적은,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한 환경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얼음이 녹아 서식지가 감소할 수 있다”며 “펭귄들은 보통 해안가에서 살아가는데 새로 확인된 군락 하나는 매우 드물게 해안에서 180㎞ 떨어진 곳에 서식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우 흥미로운 발견이다. 남근 대륙 해안을 담은 새로운 위성사진에서 우리는 황제펭귄의 새로운 군락을 명확히 확인했다”면서 “이전보다 훨씬 더 선명한 펭귄 배설물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기존에 예상했던 것보다 황제펭귄의 개체 수가 10%(약 5만 5000마리)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현존하는 펭귄 중 가장 몸집이 큰 황제펭귄은 대체로 부서질 위험이 없는 단단한 얼음 위에서 번식과 새끼 양육을 해야 한다. 군락을 이뤄 생활하며, 생선이나 크릴새우, 오징어 등을 섭취한다. 황제펭귄의 수명은 야생상태에서 20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흥미로운 점은 황제펭귄 군락은 자신들끼리 적어도 100㎞ 밖으로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는데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서식지 역시 거리 두기 원칙을 따랐다. BAS 연구진은 일일이 개체 수를 세진 않았지만 배설물 더미의 크기로 대략 숫자를 추정해낼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새롭게 발견된 서식지에서 태어난 새끼들이 성체로 자랄 때까지는 얼음이 잘 버텨줘야 한다. 얼음이 빨리 녹으면 새끼들이 자라는 데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한 가지 곤혹스러운 점이 지난해만 해도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보고하며 멸종 위기종으로 격상해달라고 요구한 BAS가 일년 만에 정반대 얘기를 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생태계와 보존에 관한 원격 탐지 저널에 실린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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