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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나이를 잊다, 세상을 잇다, 지하철 위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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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02-19 02:02 포토 다큐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포토다큐] 100세 시대 ‘실버퀵 기사’ 하루

택배기사 평균 70세… 80대 현역도
24시간 연중무휴… 자유 출퇴근제
세계 각지 노인 일자리 배우러 와
“하루 만 보씩 걸으니 운동 저절로”
일할 능력·의지 있는 노인에 기회
“돈 만원 버는 것보다 성취감 중요”
백승욱 어르신이 배달할 서류를 들고 웃고 있는 모습과 지하철 노선표를 레이어 합성했다. 실버퀵지하철택배배달원들은 전철이 연결된 수도권 대부분을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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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욱 어르신이 배달할 서류를 들고 웃고 있는 모습과 지하철 노선표를 레이어 합성했다. 실버퀵지하철택배배달원들은 전철이 연결된 수도권 대부분을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이동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택배 산업은 우리 사회에서 떼놓을 수 없는 중요 분야가 됐다. ‘언택트 라이프’는 역설적이게도 결국 다른 누군가로부터 ‘연결’을 도움받아야 하는 삶이었다. 이 업계에서의 경쟁력은 한마디로 속도다. 매 순간 속도전을 벌여야 하는 일터에서 자신들만의 보폭으로 ‘사람과 사람’을 착실히 연결해 주고 있는 사람들. 실버퀵 지하철택배 기사들을 만나 봤다.
실버퀵지하철택배 사무실에 장수의 비결이라는 글귀가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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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버퀵지하철택배 사무실에 장수의 비결이라는 글귀가 붙어 있다.

실버퀵지하철택배 사무실에서 대기 중인 어르신들이 지하철노선도를 보며 가야 할 곳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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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버퀵지하철택배 사무실에서 대기 중인 어르신들이 지하철노선도를 보며 가야 할 곳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배기근 실버퀵지하철택배 대표가 밀려오는 택배주문 전화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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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기근 실버퀵지하철택배 대표가 밀려오는 택배주문 전화를 받고 있다.

2호선과 5호선이 만나는 을지로4가역 근처의 실버퀵 지하철택배 사무실. 간판에서 눈치챌 수 있듯 이곳 근무자들의 평균 연령은 70세다. 24시간 연중무휴이되 출퇴근 시간은 자유롭다. 어르신들은 각자 편한 시간에 출근하고 원하는 만큼 근무한 뒤 퇴근한다. 백승욱(85) 어르신은 어느덧 7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 일이 힘들지 않은지 여쭙자 되레 “매일 꾸준히 만 보 이상 걸으니 운동도 되고 시간도 잘 간다”며 장점을 줄줄 꿴다. 사무실에서 주문을 받은 백 할아버지는 배송 주소를 꼼꼼히 확인하고 휴대폰으로 가는 길을 찾아본 뒤 곧장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백승욱 어르신이 지하철을 기다리며 휴대폰으로 최적경로를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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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욱 어르신이 지하철을 기다리며 휴대폰으로 최적경로를 확인하고 있다.

백승욱 어르신이 배달을 마치고 딸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 강추위가 온다는 소식에 다음날 근무는 쉬길 바라는 딸에게 어르신은 단호하게 ‘일해야지’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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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욱 어르신이 배달을 마치고 딸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 강추위가 온다는 소식에 다음날 근무는 쉬길 바라는 딸에게 어르신은 단호하게 ‘일해야지’라고 답했다.

이곳도 코로나19가 걱정되긴 마찬가지다. 어르신들은 하루에 한 번 마스크를 꼭 바꿔 쓰고 수시로 손소독제를 이용한다고 했다. 이렇듯 방역에 철저한 이유는 개인 건강만의 이유는 아니다. 한 어르신은 “배달을 하다 보면 있던 사무실이 자꾸 없어지는 게 눈에 띈다”면서 “경제가 자꾸 나빠지면 그만큼 우리 일거리도 줄어들 것 아니냐”고 했다. 또 다른 어르신은 “은퇴 후 김포공항에서 대리주차 일을 했으나 코로나19로 일을 그만두었다”며 “소일거리를 찾아오는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생계를 위해 오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사무실에서 배달주문을 받은 어르신들이 각자의 목적지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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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실에서 배달주문을 받은 어르신들이 각자의 목적지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한 어르신 배달원이 중구에서 배달할 서류를 받은 뒤 금천구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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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어르신 배달원이 중구에서 배달할 서류를 받은 뒤 금천구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이 회사가 설립된 지도 올 6월이면 20주년. 실버퀵지하철택배 배기근(70) 대표의 감회도 남다르다. 배 대표는 “그동안 보람도 무척 컸고 배우는 것도 많았지만 이제는 더 좋은 단체가 이곳을 이끌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일본, 유럽, 중동 등 세계 각지에서 노인 일자리를 배우겠다고 찾아왔더랬어요. 세계 어디나 할 것 없이 노인복지에 관심이 많다는 거죠. 노인들은 더 일할 의지가 있습니다. 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단체를 꼭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안재무 어르신이 송파구에서 고객으로부터 배달할 서류와 함께 응원의 음료를 전달받고 있다. 이 고객은 어르신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실버퀵을 애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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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재무 어르신이 송파구에서 고객으로부터 배달할 서류와 함께 응원의 음료를 전달받고 있다. 이 고객은 어르신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실버퀵을 애용한다고 말했다.

잠실새내역에서 명일역까지 서류를 전달하는 임무를 받은 안재무(74) 어르신은 안전하게 배달을 완료하자 손을 번쩍 들었다. 그러고는 호탕하게 웃었다. “이건 돈 만 원의 문제가 아니야. 내가 해냈다는 그 성취감, 그게 좋은 거야. 당연히 무리할 순 없지. 내가 여기다 목숨을 걸 수야 없잖아?”

100세 시대가 현실이 된 지금. 실버퀵지하철택배에 가 보면 지금 이 순간도 우리의 고민과 미래를 만날 수 있다.

글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2021-02-19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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