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월 고장 비율 33.2%…당국 여름 고비 타개 주력
지난해 국내 전력 발전소에서 발생한 고장 건수는 여름철에 가장 많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25일 전력거래소가 펴낸 ‘2013년도 전력설비 정지통계’에 따르면 원자력과 석탄, 가스, 수력 등 에너지 전 분야를 아우른 국내 발전소의 작년 고장 건수는 238건으로, 2012년보다 42건(21.4%) 늘었다.
이 중 여름철인 6∼8월의 고장 건수는 79건으로, 전체의 33.2%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여름과 함께 전력 성수기로 꼽히는 겨울철(2012년 12월∼2013년 2월)의 고장 건수 59건보다 20건이나 더 발생한 것이다.
특히 작년 6월은 고장 건수가 32건을 기록, 사고가 가장 많았다.
발전소 고장이 196건 발생한 2012년에도 여름철(6∼8월)의 고장 건수가 57건으로, 겨울철(2011년 12월∼2012년 2월) 고장(53건)보다 잦았다.
여름철 발전소 고장이 빈발하는 건 전력 사용이 집중된 때인 만큼 발전소 가동률이 높아지고 설비에 과부하가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년 발전소 고장 원인의 91%는 ‘설비결함’과 ‘보수불량’에 따른 것이었다.
고장이 가장 많은 발전 유형은 가스발전이었다. 공공과 민간을 합쳐 182건이 발생, 전체 고장의 76.5%를 차지했다. 2012년보다는 58건이나 늘어난 규모다. 작년 들어 가스발전기 운전 대수가 24대 늘어나면서 고장도 더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납품비리 사태로 가동 정지가 많았던 원자력발전소는 고장 건수가 전년보다 3건 줄어든 6건에 그쳤다.
하지만 발전량이 월등히 높은 원전에서 1건이라도 고장이 나면 그 파급력은 가스발전소 여러 곳의 고장보다 더 큰 만큼 발전 유형별로 고장 건수를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정부는 올해 여름에 발전소를 차질 없이 가동한다면 한 해 전력 수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에는 발전소가 신규 가동하는 등 전력 공급에 여력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변수는 올해 여름 날씨다. 찜통 더위는 냉방 수요 급증을 불러오고, 태풍 등 기상 악재는 송변전 설비 고장을 초래할 수 있다.
정부는 기상청의 여름철 날씨 예보를 토대로 다음 달쯤 종합 전력수급대책을 세울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부 관계자는 “올해 여름에는 발전소 고장에 대비한 비상인력을 대기시키고 부품과 자재를 보충해 두는 등 고장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원전 등 시설을 사전점검해 고장 가능성을 예방하는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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