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회복으로 새 도전 기회 제공
정상적 상환 어려운 채무자 대상
감면·이자율 조정·유예 등 지원
개인소득·정신건강 향상 효과도
14일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 상담 창구에서 차주들이 채무조정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 제공
신용회복위원회 제공
빚을 제때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자가 되는 일은 김씨의 사례처럼 생각보다 흔하다. 신복위는 정상적으로 채무를 상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채무자를 대상으로 실질적인 변제 가능성을 고려해 채무 감면, 이자율 조정, 분할 상환, 상환 유예, 상환 기간 연장 등을 지원하고 있다. 신복위가 1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개최한 ‘개인 채무자의 재기 지원 및 보호 강화 세미나’에 발제자로 나선 박정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연구 ‘채무조정제도 이용자의 경제적 재기와 삶의 질 변화’에 따르면 채무조정 이후 차주들의 채무 부담이 감소했고, 고용 지위와 개인소득은 개선됐으며, 정신건강 측면 역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채무조정제도인 개인워크아웃은 신용카드 대금이나 대출금 등이 90일 이상 연체된 경우 신청할 수 있는데, 채무조정이 확정되면 이자(연체이자)는 감면되고 원금은 0~70%, 사회취약계층의 경우 최대 9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단기 연체(31일 이상 89일 이하)가 있는 경우 ‘사전채무조정’(이자율 채무조정·프리워크아웃)을 받을 수 있는데, 채권기관 중 채무액 기준 과반의 동의를 얻어 확정되면 연체이자를 감면하고 최장 10년 범위 내에서 상환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채무조정을 받은 이후 소득 수준도 양호해졌다. 개인워크아웃 이용자 가운데 월소득이 ‘200만원 이하’라고 응답한 비율은 52.5%로 7.3% 포인트 떨어진 반면 월소득이 ‘400만원 이하’라고 답한 응답자는 41.0%로 6.1% 포인트 늘었다. 자연히 소득에서 대출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는데, 원리금이 소득의 40%를 초과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채무조정 이후 17.0%(개인워크아웃), 40.3%(프리워크아웃)로 제도 이용 전보다 각각 38.1% 포인트, 30.1% 포인트 감소했다.
재정 상황이 나아지면서 정서적인 부분도 일부 개선됐다. 행복감(0~10점)의 경우 채무조정 전후로 개인워크아웃 이용자는 3.23점에서 5.04점으로, 프리워크아웃 이용자는 3.61점에서 4.34점으로 소폭 상승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생각 역시 개인워크아웃은 59.8%에서 44.5%로 15.3% 포인트 줄었고, 프리워크아웃은 59.3%에서 51.7%로 7.6% 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연구진은 채무조정 후에도 일반 인구집단에 견줘 정신적으로 부정 정서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리 상담 등 다양한 복지 서비스와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박 교수는 “채무조정 신청 이전에 연체 기간이 길수록 채무 부담이 커지고 극심한 물질적 결핍은 물론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면서 “연체 발생 이전에 가능한 한 빠른 지원과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복위는 ‘채무종합상담기구’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시행된 신속채무조정 청년 특례 프로그램을 올해 4월 전 연령층으로 확대했다.
2023-09-15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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