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지리車 ‘미래 동맹’… 배터리 돌파구 찾는다

SK·지리車 ‘미래 동맹’… 배터리 돌파구 찾는다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21-03-18 20:54
수정 2021-03-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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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달러 뉴모빌리티 펀드 조성

350억원씩 투자… 글로벌 출자자 합세
수소 연료·자율주행 등 다각도로 협력
LG에 패소·폭스바겐 배터리 독립 등
악재 딛고 차세대 사업 다각화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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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이 18일 온라인으로 ‘뉴 모빌리티 펀드’ 조성 기념식을 열고 있다. 앞쪽에 장동현 SK㈜ 사장이 투자 협약서를 들어 보이고 있고, 뒤쪽 영상에 등장한 사람이 다니엘 리 지리차그룹 최고경영자(CEO).  SK㈜ 제공
SK㈜와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이 18일 온라인으로 ‘뉴 모빌리티 펀드’ 조성 기념식을 열고 있다. 앞쪽에 장동현 SK㈜ 사장이 투자 협약서를 들어 보이고 있고, 뒤쪽 영상에 등장한 사람이 다니엘 리 지리차그룹 최고경영자(CEO).
SK㈜ 제공
SK그룹이 중국 완성차 시장 1위 지리자동차와 손을 잡았다. SK가 전기차 배터리 납품이 아닌 차세대 모빌리티 사업 투자를 위해 해외 완성차 업체와 협력에 나서는 건 처음이다. 최근 LG와의 배터리 소송전 패소와 폭스바겐의 배터리 독립 선언으로 ‘2중 직격탄’을 맞은 SK가 중국 대륙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그룹 투자전문 지주회사 SK㈜는 18일 중국 지리자동차그룹과 ‘뉴 모빌리티 펀드’ 조성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투자 기념식에는 장동현 SK㈜ 사장과 다니엘 리 지리차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지리차는 2010년 스웨덴 볼보, 2017년 영국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를 인수하며 급성장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다. 볼보의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를 보유했고,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에서는 7위에 올라 있다.

뉴 모빌리티 펀드는 총 3억달러(약 34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핵심 출자자인 SK㈜와 지리차는 각각 3000만달러(약 350억원)씩 투자한다. 여기에 유럽계 은행, 아시아 연기금 등 다양한 글로벌 투자자가 출자자로 참여한다. 펀드 운용은 글로벌 투자은행 업계에서 20년 이상 경험을 쌓은 맥쿼리와 모건스탠리 출신 펀드매니저가 맡는다.

두 기업은 이날 펀드 공동 투자와 함께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와 수소 연료, 반도체, 자율주행 기술 등 차세대 모빌리티 사업 분야에서 다각도로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장 사장은 “양사가 가진 장점을 기반으로 협력한다면 뉴 모빌리티 영역에서 견고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지리차가 생산하는 전기차와 수소차에 배터리와 수소 연료, 반도체 등을 공급할 수 있고, 지리차는 중국 CATL의 각형 배터리뿐만 아니라 SK의 파우치형 배터리 공급량을 늘려 배터리를 다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력 생산하는 SK는 최대 고객사인 폭스바겐이 지난 15일(현지시간) 2023년부터 각형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가장 큰 손해를 입게 될 기업으로 지목됐다. 때문에 지리차와의 협업은 SK에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배터리 소송으로 앙숙이 된 LG가 최근 자동차 전장 사업 진출을 선언하자 SK도 이에 질세라 지리차와 손잡고 모빌리티 사업 추진을 본격화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SK㈜ 관계자는 “뉴모빌리티 펀드를 통해 유망 기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친환경, 디지털 모빌리티 사업의 대중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2021-03-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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