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닉슨을 탄핵했다.
사람들은 그들을 정의의 사도라고 불렀다.
언론의 권력은 언론을 자신의 입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권력이었으므로 두 기자는 영웅 대접을 받고
닉슨 일가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스스로가 민주주의의
투사가 된 감격을 누렸다.
그것은 당연하고 또 자랑스런 일이다. 미국은 전세계
언론의 민주주의의 메카였다.
하지만 그렇다. 폭로는 배설의 허기진 아구에
그리고 일관성은 목표에 가깝다.
대통령을 쫓아내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흥분의 도가니는 식고 그 폭로 정신은
육체를 쾌락으로 강간하고 고문하고 신격화하는
헐리우드 연예정보지 기자와 점심을 같이 한다.
당연하게 시시덕거리며
킬킬대며 아주 기분좋게 미쳐가면서.
요는, 끊임없이 실패하는 사랑만이 볼세비키적이다.
실패가 운명적인, 그러므로 더 나은
운명의 완성을 위한 권력 지향을 포기하지 않는.
영웅적인 두 기자는 거대한 허기 속에 뿌리를 내리고
그 뿌리가 화려하게 산발한 비명소리로 남는다.
우리의 적은 타락하고 무능한 정권만이 아닙니다. 나의 무지와 타협과 부주의가 폭력이 되어 모두를 병들게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은 나 자신이며, 그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정치’일 것입니다. 혁명은 뜨겁게 타오르는 순간으로 완성되는 게 아니라 날마다 되돌아오는 생활 속에 있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신용목 시인
2016-12-0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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