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방 주장 진술서 내고 12시간 반 침묵한 李

[사설] 일방 주장 진술서 내고 12시간 반 침묵한 李

입력 2023-01-30 00:06
수정 2023-01-3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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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사 마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검찰 조사 마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문 조사를 마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8일 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청사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특혜 의혹 피의자 신분으로 그제 12시간 반 동안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말이 검찰 조사였지 묵비권 행사만 하고 나왔다. 검찰에 출두하면서 제출했던 A4 용지 33쪽의 진술서가 그가 의혹에 답한 전부였다. 검사의 질문에는 “진술서로 갈음한다”고만 되풀이한 뒤 검찰청을 나와서는 “진실을 밝히기 위한 조사가 아니라 기소를 목표로 조작하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의 검찰답게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도 했다. 제1야당 대표로서 품위도 배짱마저도 없었다. 비겁한 태도를 또 들켰다고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이 대표가 검찰 수사를 받는 의혹은 한둘이 아니다. 대장동 특혜 사건은 국민적 시선이 집중된 가장 엄중한 의혹이다. 지난 10일 당 지도부를 대동했던 성남FC 후원금 의혹 검찰 조사에서도 서면 진술서만 제출하고 묵비권으로 일관했다. 그제 조사도 그가 편의대로 날짜를 정했다. 이 대표로 말미암은 국정 난맥상이 지금 말이 아니다. 1월 임시국회를 단 하루 공백도 없이 169석 거야의 힘으로 열더니 한 달을 ‘방탄’으로 홀랑 날렸다. 최측근이라 인정했던 정진상·김용에 대해서는 진술서에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다 한다. 민간업자들에게 불법 금품을 받은 혐의의 정진상이 당장 내일부터 재판을 받는 마당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단계는 한참 지났다.

그가 기소되면 당대표를 그만둬야 한다는 여론이 64%다. 그런데도 지지자들에게 “지켜 달라”고 했다. 방탄 국회도 모자라 강성 팬덤을 이용하겠다는 이기적 대응이 갈수록 노골적이다. 이러다 내년 총선까지 방탄 국정으로 날 샐 판이다. 이 대표 스스로 의혹을 벗을 생각은 없어 보인다. 하루라도 빨리 검찰이 대신 밝히는 수밖에 방도가 없다.
2023-01-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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