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치가 약탈한 16세기 그림 ‘대가 없이’ 반환

일본, 나치가 약탈한 16세기 그림 ‘대가 없이’ 반환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3-06-01 17:05
수정 2023-06-0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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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말 뉴욕 경매 출품
20여년 만에 일본 경매 등장
일본, 대가 없이 폴란드에 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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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트르 글린스키 폴란드 문화부 장관이 31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의해 약탈당한 바로크 시대의 작가 알레산드로 투르치의 작품 ‘아기 예수와 성모 마리아’ (사진 모니터 속 화면) 반환을 발표하고 있다. 폴란드 개인 소장품이었던 그림은 나치 독일에 의해 약탈당한 후 미국 뉴욕 경매에 출품됐다가 20여년만인 2022년 일본 경매에 등장했다. 일본은 이 그림을 대가 없이 폴란드에 반환했다. 2023.5.31 AP 연합뉴스
피오트르 글린스키 폴란드 문화부 장관이 31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의해 약탈당한 바로크 시대의 작가 알레산드로 투르치의 작품 ‘아기 예수와 성모 마리아’ (사진 모니터 속 화면) 반환을 발표하고 있다. 폴란드 개인 소장품이었던 그림은 나치 독일에 의해 약탈당한 후 미국 뉴욕 경매에 출품됐다가 20여년만인 2022년 일본 경매에 등장했다. 일본은 이 그림을 대가 없이 폴란드에 반환했다. 2023.5.31 AP 연합뉴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폴란드에서 훔쳐간 16세기 이탈리아 그림이 지난해 일본 경매에 출품됐다가 폴란드에 반환됐다.

AP통신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의 폴란드대사관에서는 바로크 시대의 작가 알레산드로 투르치가 그린 ‘아기 예수와 성모 마리아’ 반환식이 거행됐다.

그림은 18세기 폴란드 귀족 스타니슬라브 코스트카-포톡키가 소장했고, 1823년 폴란드 쉐보르스크 귀족인 헨리크 루보미르스키의 소장 예술품 목록에 등장한 적 있다.

2차대전 때 나치가 약탈한 후 1990년대 말 미국 뉴욕 경매에서 팔렸는데, 그 뒤로 자취를 감췄다가 20여년이 지난 2022년 도쿄 경매에 다시 나타났다.

폴란드 측은 이 그림이 지난해 도쿄 경매에 출품된 사실을 알고 반환 교섭에 나섰고 일본 측은 대가 없이 작품을 반환했다.

피오트르 글린스키 폴란드 문화부 장관은 반환식이 있던 같은 날 자국 수도 바르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와 경매회사인 마이니치옥션, 작품 소장자 등과 협의해 아무런 대가도 지불하지 않고 이 작품을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예술품이 약탈당한 사연과 이를 되돌려 받아야 할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아가타 모젤레프스카 폴란드 문화부 문화재반환국장은 다른 나라와 협상할 때는 늘 “약탈 예술품을 돌려주는 것이야말로 ‘최상의 도덕적 윤리적 행위’임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모젤레프스카 국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점점 더 많은 약탈 물품이 경매에 나오고 있다”면서 “이는 예술품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고 작품 소유자들은 자신들이 가진 작품이 무엇이고 어디서 왔는지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일본이 반환한 그림은 나치가 폴란드에서 약탈한 예술품 수만 점 가운데 하나다. 그림은 나치 약탈품 중 가장 가치 있는 예술품 521점 목록에 올라 있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나치는 폴란드 점령 기간(1939~1945) 예술품 수만 점을 빼돌렸다. 폴란드 정부는 당시 잃은 약 600점의 예술품을 여러 나라로부터 반환 받았으나 다른 6만 6000점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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