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 사건 희생자의 안타까운 사연들(종합)

애틀랜타 총격 사건 희생자의 안타까운 사연들(종합)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1-03-19 16:48
수정 2021-03-1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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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인 한국인 어머니를 잃은 아들, 모금사이트 통해 당장 이사를 해야 할 형편이라고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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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발생한 연쇄 총격사건 현장 중 한 곳인 ‘골드 스파’ 바깥에 17일(현지시간) 희생자를 애도하는 꽃과 촛불, 그림이 놓인 모습. 그림에 다양한 인종의 여성 얼굴과 함께 “우리는 서로 지키며 연대할 것이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애틀랜타 AP 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발생한 연쇄 총격사건 현장 중 한 곳인 ‘골드 스파’ 바깥에 17일(현지시간) 희생자를 애도하는 꽃과 촛불, 그림이 놓인 모습. 그림에 다양한 인종의 여성 얼굴과 함께 “우리는 서로 지키며 연대할 것이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애틀랜타 AP 연합뉴스
지난 16일 21세 백인 남성의 총격으로 희생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하나둘씩 알려지고 있다.

애틀랜타 체로키 카운티의 사법당국은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이 처음으로 총을 난사한 ‘영스 아시안 마사지’에서 총격을 입은 피해자 5명의 신원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4명은 사망했다.

미국 당국은 아직 롱이 두번째와 세번째로 총격을 가한 ‘골드 스파’와 ‘아로마테라피 스파’에서의 피해자 신원은 밝히지 않았지만, 유가족들이 성금 모금 사이트 등을 통해 안타까운 사연을 공개하고 나섰다. 인종차별에 따른 범죄로 보이는 롱의 무차별 총격으로 한인 여성을 포함한 총 6명의 아시아 여성이 사망했고, 모두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샤오제 에밀리 탄
샤오제 에밀리 탄
애틀랜타 교외 애쿼스에 있는 영스 아시안 스파의 주인 샤오제 에밀리 탄(49)은 총격이 벌어진 스파에서 약 7마일 거리에 ‘왕스 발&몸 마사지’도 소유하고 있었다.

탄은 자격증을 갖춘 마사지사로 정부 기록에 따르면 손톱과 피부관리 자격증도 갖추고 있었다.

탄의 마사지 가게 고객은 그녀를 열심히 일하는 사람으로 기억했으며, 친구들은 탄을 에밀리라고 불렀다. 최근 조지아주 최고 명문대인 조지아 주립대(UGA)를 졸업한 딸이 있다.

그녀의 고객은 “탄은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사랑스러웠다”면서 “그녀의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심장이 터지는줄 알았고, 믿기지가 않는다”며 애도했다.
델라니아 애슐리 위안
델라니아 애슐리 위안
델라니아 애슐리 위안(33)은 마사지 가게에서 남편과 데이트를 하다 총격을 입고 사망했다. 이들 부부는 마사지 가게가 있는 애쿼스 지역 주민으로 결혼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혼부부였다. 남편은 총격이 있을 당시 문을 잠그고 방 안에 머물렀다가 살아남았다.

위안의 친척은 그녀의 남편 상태에 대해 괜찮지 않다고 밝혔다.

위안은 와플 하우스 레스토랑에서 서버로 일했으며 14살난 아들과 8개월이 된 딸을 두고 있다.

그녀의 친구는 어린 딸을 사랑했던 위안을 기억하며 “위안은 퇴근하고 집에 오면 항상 엄마를 껴안고 미소를 가득 머금은 채 어린 딸에게 뽀뽀를 했다”면서 “그녀는 아기를 마치 자기 심장처럼 사랑했다”고 말했다.
폴 마이클
폴 마이클
폴 마이클(54)은 퇴역한 군인으로 전기 회사를 운영 중이었다. 그의 남동생은 형이 마사지 가게를 열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마이클의 동생은 용의자 롱에 대해 그를 용서했다며, 형을 죽인 살인자가 회개하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마사지 가게에서 희생된 다오유 펑(44)은 최근 일하기 시작한 직원으로 알려졌다.

총격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헤르난데즈 오르티스(30)는 마사지 가게 옆에 있는 자신의 직장인 환전소로 가던 길에 주차장에서 피해를 입었다.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생명이 위중한 상태다.

이마와 가슴, 폐, 위 등에 부상을 입었다고 오르티스의 아내는 밝혔다. 아내는 곧 다가오는 10살난 딸의 생일을 기념해 남편의 회복을 기원했다.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희생된 김현정(왼쪽)씨의 아들이 올린 가족 사진. 출처:고펀드미닷컴(gofundme.com)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희생된 김현정(왼쪽)씨의 아들이 올린 가족 사진. 출처:고펀드미닷컴(gofundme.com)
한편 고 김현정씨(미국 이름 현정 그랜트)의 큰 아들인 랜디 박씨는 19일 자신의 어머니가 애틀랜타의 ‘골드 스파’에서 일하다가 총격에 희생됐다고 밝혔다.

박씨는 온라인 모금 웹사이트 ‘고펀드미’(www.gofundme.com)를 통해 싱글맘이던 어머니가 떠나고 남동생과 미국에 둘만 남겨진 상황이며 당장 이달 말까지 살던 집에서 이사를 가야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적인 문제로 아직 어머니의 시신조차 확보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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