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디 박씨의 성금 모금에 6시간 만에 3억원 이상 온정 답지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희생된 김현정(왼쪽)씨의 아들이 올린 가족 사진. 출처:고펀드미닷컴(gofundme.com)
미국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어머니를 잃은 아들이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21)의 범죄 동기가 ‘성중독’이라고 한 경찰의 발언을 ‘헛소리’라고 비판했다.
롱이 두 번째로 총격을 가한 ‘골드스파’에서 희생된 현정 그랜트(한국이름 김현정)씨의 아들 랜디 박(21)씨는 19일 미국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와 인터뷰에서 “도대체 그에게 뭘 가르쳤냐고 묻고 싶다”고 롱의 가족에게 분노했다.
박씨는 롱의 부모가 아들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실에 대해 “그와 엮일까 무서워 그를 (경찰에) 넘겼느냐? 아들을 희생양으로 내보내고 처벌을 면하려고 했느냐? 아니다, 당신들은 그에게 몹쓸 것을 가르쳤고, 그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롱의 부모는 수사당국이 공개한 영상을 보고 총격범이 아들이라고 알리는 등 그를 체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박씨는 어머니가 한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고 말했으며, 미국으로 이민와서 싱글맘으로 자신과 동생을 홀로 키우고자 뼈 빠지게 일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박씨는 “어머니는 이곳 미국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다”라면서 “어머니는 두 아이를 키우고자 삶을 전부 헌신한 싱글맘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어머니가 일한 골드스파가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였다는 점과 관련해선 “어머니는 누가 물어보거든 메이크업숍에서 일한다고 말하라고 했다”라면서 “내가 온라인에서 찾아본 뒤 어머니가 인정해 마사지숍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보기 안좋은 장소라고 말하긴 싫지만, 가게를 찾아가 보니 걱정하던 수상한 이미지와 맞았다”라면서 “어머니를 걱정하는 마음에 불법적 장소에서 일하는 문제로 충돌하기도 했다”라고 털어놓았다.
박씨는 이날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를 통해 지원을 요청했다. 3월 말까지 현재 머무는 집에서 나가서 새로 살 곳을 찾아 돈을 절약하라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당장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러야 하는데 법적 문제로 어머니의 시신조차 아직 유족들이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박씨의 호소에 2500달러에서 10달러까지 7000명이 넘는 온정이 답지했고, 약 6시간 만에 모금 목표액 2만 달러를 훌쩍 넘긴 32만 달러(약 3억 6000만원) 이상이 모였다.
그는 감사의 글을 통해 이렇게 많은 정성을 믿지 못하겠다며, 앞으로 절대 자신만 알지 않는 제2의 인생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어머니가 자신과 동생이 이렇게 세상의 지지를 받는 사실을 알았기에 편히 눈감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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