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아제한 완화에도 태아 성감별 기승

중국, 산아제한 완화에도 태아 성감별 기승

입력 2014-05-24 00:00
수정 2014-05-2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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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기존의 한 자녀 정책을 완화한 제한적인 두 자녀 정책을 도입했음에도 남아 선호 현상에 기인한 태아 성감별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북경신보(北京晨報)가 24일 전했다.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시 공안은 최근 산모들에게서 돈을 받고 혈액 샘플을 홍콩으로 보내는 신종 수법으로 태아 성감별을 해준 일당 14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태아 성감별에 대한 중국 당국의 단속이 심해지자 인터넷을 통해 이를 원하는 산모를 모집한 뒤 1인당 5천800~7천500 위안(97만~125만 원)을 받고 산모의 주소지로 사람을 보내 혈액을 채취, 택배로 홍콩으로 보내 성감별을 해줬다.

혈액 검사를 통한 태아 성감별의 정확성이 높다는 사실에 현혹돼 이를 신청한 산모는 300여명에 달했고 이들 일당은 순식간에 20만 위안(3천3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태아 성감별을 엄하게 처벌한 이후 중국의 도시 지역에서는 성감별과 낙태 시술이 거의 자취를 감췄지만, 농촌에서는 아직도 200~300 위안(3만 3천~5만 원)만 내면 초음파 진단기로 성감별을 해주는 의사가 많은 것으로 지적했다.

랴오닝(遼寧)성 보건 당국 관계자는 “무면허 의료인의 엉터리 성감별 결과를 믿고 낙태 시술을 받는 비극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농촌 지역은 의사들의 이직이 빈번하고 성감별과 낙태가 은밀한 장소에서 이뤄지는 탓에 증거 수집과 처벌이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2012년 신생아 성비가 여자아이 100명당 남자아이 117.7명꼴로 성비 불균형이 아직도 심각한 상태다.

당국은 2015년까지 이 비율을 115명 아래로 떨어뜨리고 2020년까지 균형을 맞춘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가난한 농촌에서는 노동력 확보를 위해 남아 선호 현상이 여전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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