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없인 유럽 역사·전통 빈곤…엄청난 후폭풍 우려”소로스 “탈퇴시 ‘블랙 프라이데이’…탈퇴 투표자 고통받을 것”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할 국민투표를 사흘 앞두고 유럽 정치인들, 외무장관, 일간지 등이 잇따라 영국의 EU 잔류를 호소하고 나섰다.유로 2016 헝가리 경기의 오르반 총리(중앙)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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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는 영국 유력 일간인 데일리 메일의 20일(현지시간) 자에 헝가리 국기와 문장을 바탕으로 삼아 ‘헝가리가 EU 동료 회원국으로 영국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문안과 오르반 총리의 서명을 담은 전면 광고를 냈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해 유럽을 휩쓴 중동 출신 난민사태 때 난민 유입을 선제로 봉쇄하는 과정에서 유럽통합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이번 광고에서는 EU로 대표되는 유럽통합을 지지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
코바치 졸탄 헝가리 정부 대변인은 오르반 총리와 광고가 영국 내에서 브렉시트 반대 운동을 주도하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미리 조율된 것인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오르반 총리와 캐머런 총리의 관계가 원만하다”고만 전했다.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하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각국의 외무장관들도 20일 룩셈부르크에서 회의를 마치고 나서 영국의 EU 잔류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어 독일 외무장관은 “영국의 역사와 전통이 없다면 유럽은 빈곤해질 것”이라고 우려했고, 세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외무장관은 “브렉시트가 엄청난 부정적 결과를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쿠르츠 장관은 유럽연합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한 영국처럼 “뭔가 잘못됐을 때 이를 고치려는 용기 있는 회원국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영국인들은 국가와 국익뿐만 아니라 유럽에 대해서도 책임이 상당히 있다”고 우려했고, 미로슬라프 라이착 슬로바키아 장관은 “영국 국민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EU는 달라질 것이며, EU가 기대에 부응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사흘 뒤인 이달 26일 총선거를 치르는 스페인도 좌파와 우파 모두 영국의 EU 잔류를 희망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우파인 국민당과 좌파인 포데모스는 모두 브렉시트가 초래할 경제적 후폭풍을 우려한다고 밝히면서 포데모스의 경우 잔류 캠페인을 응원할 고위 당직자를 보내기로 했다.
정치인 이외에 상당수 기업도 영국의 EU 잔류를 호소하고 나섰다.
프랑스 기업인 에어버스와 BNP 파리바, 에너지 기업인 엔지, 항공우주 기업인 사프란 등은 영국이 EU 단일 시장에 “영원히 굳건히 남아 있을 때” 추가 고용과 신규 투자가 가능하다며 EU 잔류에 투표할 것을 호소하는 광고를 21일 자 영국 일간지에 게재했다.
스웨덴 최대 경제 일간지인 ‘다겐 인두스트리’는 스웨덴 그룹인 아바의 히트곡 ‘테이크 어 찬스 온 미’를 패러디 해 “EU에 기회를 한번 줘라”(to take a chance on EU)고 촉구했다.
세계적인 투자가 조지 소로스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한 기고에서 브렉시트가 이뤄진다면 그 다음 날은 금융시장에서 파운드화 가치는 폭락하는 ‘블랙 프라이데이’가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소로스는 금융시장 혼란이 나타나도 영국은 현재 0.5%인 금리를 더 낮출 여력이 없는 만큼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브렉시트에 투표한 이들은 더 고통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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