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시험 출제 이어 관련 그림책 일선학교에 배포
한일관계가 정상화의 흐름을 타고 있는 가운데 독도 영유권에 대한 일본의 일방적인 주장은 자국내에서 조용하면서도 착실히 확산하는 추세다.일본 아베 정권 차원에서 외교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새로운 영유권 도발은 자제하고 있지만 일본 사회 내부를 향한 홍보와 교육은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지방지인 산인주오신보(山陰中央新報) 인터넷판에 의하면, 일본 정부는 일본인들이 과거 독도에서 어업 활동을 했다는 내용을 담은 그림책 ‘메치(일본산 강치)가 있던 섬’ e북을 전국 3만 2천여개 초·중학교에 배포할 것이라고 지난 17일 밝혔다.
일본 정부기관인 내각관방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이하 기조실)은 독도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자료로 수업때 활용토록 하기 위해 배포를 결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기조실은 작년초 이 그림책의 저자인 스기하라 유미코(杉原由美子) 씨가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책 내용을 설명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바 있다.
또 올들어 중학교 입학 시험을 앞둔 일본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모의 고사에서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를 불법점령하고 있는 나라를 택하라”는 4지 선다형 문제가 등장했다.
비록 민간 출판사가 낸 문제지만 독도 영유권 주장을 교육 현장에서 확산하려는 아베 정권의 기조에 따른 것이기에 일본 정부와 관련된 일이었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2014년 1월 교과서 제작의 지침인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이며 “한국에 불법 점거돼 일본 정부가 항의하고 있다”는 내용을 명기한데 따른 조치였다.
이처럼 2014년 1월의 학습지도요령 해설서 개정을 계기로 일본의 학생들은 초·중·고 교육과정을 거치는 동안 ‘독도는 일본땅이며, 한국이 독도를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일방적인 자국 정부의 주장을 반복해서 배우게 된 것이다.
관측통들은 일본 정부의 독도 관련 교육 및 홍보 강화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응하지 않는 한 국제사법재판소를 통한 해결은 불가능하고, 시마네(島根)현이 요구하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의 중앙정부 행사화 같은 ‘고강도 도발’은 하고 싶어도 한일관계와 한미일 3각 공조에 미칠 타격 때문에 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과 홍보 강화 외에 일본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마땅치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는 것이다.
결국 일본의 교육·홍보 강화 조치를 통해, 한일 과거사를 제대로 모르는 일본 학생들에게 ‘한국의 불법 점거론’이 그대로 주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특히 한일관계가 최악의 갈등기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양국 정부가 한일외교에 신중을 기하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조용히 이뤄지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교육·홍보 강화를 저지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마땅치 않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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