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16세기 조선 나전함, 미국서 돌아왔다

[포토] 16세기 조선 나전함, 미국서 돌아왔다

김태이 기자
입력 2023-01-11 17:02
수정 2023-01-1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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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나 국내외에 남아있는 유물이 많지 않은 조선시대 나전(螺鈿) 함이 미국에서 돌아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박물관의 문화 후원 친목 모임인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친구들(YFM)’이 최근 미국에서 열린 경매에서 사들여 기증한 ‘나전 칠 연꽃넝쿨무늬 상자’를 11일 공개했다.

나전은 나무로 짠 가구나 기물 위에 무늬가 아름다운 전복이나 조개껍데기를 갈아 문양을 만들어 붙이는 공예 기법이다. 옻칠 등을 한 표면을 장식하는 전통 기법의 하나다.

이번에 돌아온 나전함은 가로 46㎝, 세로 31㎝, 높이 13.4cm의 상자 형태다.

뚜껑과 몸체로 구성돼 있는데, 뚜껑으로 몸체를 덮어씌워 사용했다. 평소 귀중품이나 문방구 등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물관 측은 ‘16세기 나전칠기 공예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수작(秀作·우수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정확히 누가 사용했는지 알 수 없지만, 제작한 기법이 고급 칠기를 만들 때 사용한 기법이고 나전 자체의 가격도 비쌌던 만큼 상류층 집안에서 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유물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도 ‘귀중한 유물’로 여겨진다.

박물관에 따르면 16세기에 만들어진 나전함 가운데 이번 기증품과 유사한 형태의 유물은 기존에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1점,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의 소장품이자 일본 중요문화재(한국의 ‘보물’ 격)로 지정된 1점 등을 포함해 4점 정도만 남아있다.

희소성이 있는 이 유물은 두 차례 경매를 거쳐 고국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YFM은 그간 박물관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2008년 6월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등 6명이 중심이 돼 결성한 이 모임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등 100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들은 2018년 일본에 유출됐던 고려시대 불감(佛龕)과 관음보살상을 사들여 박물관에 기증했으며, 최근에는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을 전시한 ‘사유의 방’ 공간을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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