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건국 1100주년… 고려불감 日서 돌아왔다

고려 건국 1100주년… 고려불감 日서 돌아왔다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18-01-09 22:24
수정 2018-01-09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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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후원 단체 관음보살상과 함께 기증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은 올해 14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시대 불감(佛龕)과 관음보살상이 귀향했다. 국립중악박물관은 후원 단체인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YFM)이 일본의 고미술상으로부터 구매한 뒤 박물관에 기증한 고려 불감과 관음보살상을 9일 공개했다.
9일 국립중앙박물관이 공개한 14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시대 불감(오른쪽)과 관음보살상. 연합뉴스
9일 국립중앙박물관이 공개한 14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시대 불감(오른쪽)과 관음보살상.
연합뉴스
이번에 기증된 금속제 불감은 높이 13.5㎝, 너비 13.0㎝의 상자형으로, 고려시대인 14세기 말에 제작된 것이라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불감은 나무나 돌, 쇠로 만든 매우 작은 규모의 불전(佛殿)으로, 휴대하며 예불을 돕는 기능을 하거나 탑에 봉안하는 데 쓰였다. 이런 소형 금속제 불감은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 집중적으로 제작됐으며 현재 15점이 전해진다. 특히 소형 불감은 지붕 모양의 덮개가 있는 ‘전각형’과 지붕이 없는 ‘상자형’으로 구분되는데 이번에 환수한 불감은 상자형으로, 2012년 전북 익산 심곡사 칠층석탑 해체 과정에서 발견돼 보물로 지정된 불감 외에는 없었다.

함께 돌아온 관음보살상은 높이 8.0㎝, 기단 너비 5.2㎝로, 불감에 안치됐던 것으로 보인다. 불감에는 원래 2구의 불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현재는 한 점만 남았다. 은으로 제작된 뒤 도금한 이 보살상은 원과 명의 영향을 받은 금동상과 양식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 돌아온 불감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리건판 사진으로만 존재가 알려졌으나 기증을 통해 실물을 볼 수 있게 됐다. 불감은 일제강점기 고미술 수집가 이치다 지로의 수중에 들어갔다가 광복 이후 그의 가족이 일본으로 가져가면서 반출됐다. 이후 30여년 전 고미술상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에 기증된 불감과 불상은 고려 말 불교 미술의 양상과 금속 공예 기술, 건축 양식 등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고려 금동불감은 고려 건국 1100주년을 시작하는 상징이자 기존에 박물관에 있던 고려 불감과 쌍벽을 이루는 작품”이라며 “이번 기증이 방황하는 우리 문화재들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불감과 관음보살상을 고려 건국 1100주년을 기념해 오는 12월 개막하는 ‘대고려전’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8-01-1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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