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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국장에 쪼개진 민심… “통한의 극치” “반대 목소리 안 듣나”

日 국장에 쪼개진 민심… “통한의 극치” “반대 목소리 안 듣나”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22-09-27 18:12
업데이트 2022-09-2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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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전 총리 마지막 가는 길

초청받은 4300여명 무도관 입장
일반인들 2㎞ 넘는 줄 서서 헌화
국회 앞 1만 5000여명 반대 시위

기시다 지지율·분열 수습 과제로
G7 정상 불참 ‘조문외교’ 빛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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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
조문 27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일본 무도관(니혼 부도칸)에서 열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國葬)을 앞두고 아베 전 총리의 영정이 분향소 상단에 걸려 있다.
도쿄 로이터 연합뉴스
“일반인 헌화는 별도로 마련된 곳에서 차례를 기다려 해 주세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國葬)이 열린 27일 일본 경찰은 이같이 말하며 국장이 거행된 도쿄 지요다구 일본 무도관(니혼 부도칸) 근처를 통제했다. 일본 정부의 초청을 받은 내외국인 4300여명만이 신원 확인을 거쳐 일본 무도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일반인을 위한 헌화대는 근처에 마련됐는데 그 줄만 2㎞가 넘게 늘어졌다. 가을이지만 30도에 가까운 더위 속에서도 다양한 연령층의 일본인이 아베 전 총리를 추모하기 위해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일본 패전 후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에 이은 두 번째 국장인 아베 전 총리의 장례식이 이날 오후 2시에 치러졌다. 아베 전 총리에 대한 경호 실패를 두 번 다시 답습하지 않겠다는 듯 일본 정부는 2만여명의 경찰력을 동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7월 8일 참의원 선거 유세 중 자신이 축사를 보내는 등 관련이 있었던 옛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 원한을 가진 전직 해상자위대원 야마가미 데쓰야의 총에 맞아 숨졌다. 이후 가족을 중심으로 장례식이 치러졌지만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아베 전 총리가 8년 8개월 동안 집권한 최장수 총리라는 이유로 국장을 치르겠다고 했다. 다만 164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혈세로 국장이 치러지는 점, 통일교와 자민당 의원 간의 유착 논란 등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장 반대 의견이 찬성을 뛰어넘으며 논란이 확산됐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날 국장이 치러졌다.

이날 국장에 앞서 아베 전 총리의 부인 아키에는 자위대의 의장 속에 유골함을 들고 시부야구의 자택을 떠나 방위성을 거쳐 일본 무도관에 도착했다. 국장 부위원장을 맡은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의 개회 선언으로 국장이 시작됐다. 자위대 음악대의 연주로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연주됐고 이어 1분간 묵념이 이뤄졌다. 이후 아베 전 총리의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기시다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등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과 세계의 미래를 나타낼 나침반으로 앞으로도 10년 아니 20년, 힘을 다할 것으로 확신했다. 아쉬울 뿐 아니라 통한의 극치”라고 고인을 기렸다. 이후 나루히토 일왕 부부와 한국의 한덕수 국무총리,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등 참석자의 헌화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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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시위 일본에서는 아베 전 총리의 국장 개최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은 가운데 27일 일본 국회 앞과 무도관 인근 공원 등에서는 시민단체들의 주최로 국장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경찰이 국장 반대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를 에워싸고 있다.
도쿄 AP 연합뉴스
국장이 거행되는 동안 전국적으로 국장 반대 시위가 열렸다. 특히 일본 국회의사당 앞에는 1만 5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국장 반대 시위가 진행됐다. 시위를 주도한 히시야마 나오코는 “국민의 반대 의견을 듣지 않고 국장을 거행한 기시다 총리는 민주주의를 되돌려 줘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논란의 아베 전 총리 국장은 끝났지만 남은 과제가 더 많다. 정권 교체의 신호탄으로 여겨지는 ‘지지율 30%’가 붕괴된 기시다 총리가 분열된 일본 사회를 통합할 리더십을 발휘할지가 관건이다. 그가 강조한 조문 외교도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모두 불참하면서 빛이 바랬다는 평가다.
도쿄 김진아 특파원
2022-09-2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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