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70% 폭등... 은행 리스크에 ‘안전자산’ 각광
미 시장선 “최고점 다시 간다” 전망까지... ‘크립토 스프링’ 이르다 신중론도
미 연준 ‘금리 정점’ 기대감에 은행 리스크까지 호재로
비트코인은 25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코인마켓캡에서 2만 7619.3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독일 도이체방크의 주가가 15% 가까이 폭락하며 2만 8000달러선이 무너졌다. 그럼에도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70% 이상 상승해 이달 말 2만 9000선에 육박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상승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끝나간다는 ‘금리 정점’ 기대감이 뒷받침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강력한 긴축 의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정점에 다다랐다는 전망과 함께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전통 금융 시스템 역시 불안하다는 심리가 확산된 것도 비트코인에 호재로 작용했다. 암호화폐가 은행을 대신할 피난처로 여겨지면서 은행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암호화폐로 유입된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조심스레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점(6만 8990달러·2021년 11월)을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CNBC에 따르면 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의 마셜 비어드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비트코인은 아마 올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이라면서 “비트코인이 6만 9000달러에 육박하며 최고치를 갈아치우면 10만 달러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10만 달러가 되려면 약 270% 상승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의 파올로 아르도이노 최고기술책임자 역시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에 이르는 것을 재차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심화하면 ‘크립토 윈터’ 장기화
다만 SVB 파산 사태와 같은 ‘은행 리스크’가 ‘크립토 스프링’(상승장)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 교수는 “금융위기가 국지적으로 끝나면 연준이 금리 인상 사이클을 높게 가져갈 수 없어 상대적인 양적 완화가 일어나 비트코인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면서도 “금융 불안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될 경우 달러를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 코인 시장도 함께 붕괴되면서 크립토 윈터(가상화폐 시장 냉각기)가 장기화 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장재철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이날 간담회에서 “가상자산 자체가격 변동이 상당한 시장임을 고려할 때, 지나친 낙관적 해석은 성급하다”며 “비트코인 대량 보유자로부터 자금 이탈이 시작되면 폭락도 시작될 수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