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화법 첫 적용된 19대 전반기 국회 성적표는

선진화법 첫 적용된 19대 전반기 국회 성적표는

입력 2014-05-25 00:00
수정 2014-05-2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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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치기·폭력 사라졌지만 비효율 논란… ’정쟁국회’ 오명 못벗어

19대 국회 전반기 활동이 오는 29일로 마무리된다.

국회선진화법이 처음 적용되면서 과거에 해머와 전기톱이 난무했던 살풍경은 확실하게 사라졌다. 다만 원내 다수당 입장에서는 소수당의 반대에 의해 법안 처리에 발목을 잡히기 일쑤여서 운용의 묘를 살리거나, 부분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여야가 정쟁에 휩쓸리며 민생법안 처리에는 아쉬움을 남겼다는 비판과 함께 의원 특권 내려놓기, 경제민주화 관련입법, 국회주도의 국정원 개혁법안 처리 등에서는 일정부분 진전을 이뤄냈다는 평가도 있다.

◇국회선진화법…일부선 ‘국회마비법’= 이번 국회는 직권상정 제한 등을 골자로 한 국회 선진화법이 처음 적용되면서 고질적인 병폐였던 날치기 처리나 몸싸움 등 ‘폭력국회’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대신 의원들의 ‘막말파문’이 이어지거나 본회의장에서 고성이 오가는 모습 등 과도한 설전은 여전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19대 국회 전반기에 국회 윤리위원회에는 30여건의 의원 징계안이 제출됐다. 선진화법 이전인 18대 국회 상·하반기 합쳐 58건의 징계안이 제출된 것을 감안하면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다만 해머, 쇠사슬, 전기톱, 최루탄까지 등장하던 과거와 비교하면 ‘폭력국회’의 오명은 벗어났다는 평가다.

하지만 그 대가로 한 쪽이 반대하면 법안 처리가 중단되면서 효율성은 많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안처리가 자주 멈춰서면서 여권 일각에서는 ‘국회마비법’이라는 비아냥거림과 함께 자신들이 주도해 만든 법을 바꾸겠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입법 성과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19대 국회가 전반기 1천276개의 법안을 처리해 역대 국회 중 가장 많은 법안을 처리한 만큼, 처리 법안의 ‘양’ 만큼은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이 제기된다.

그러나 전체 발의된 법안 중 통과된 법안의 수를 따지는 ‘가결률’은 18대 상반기 13.6%에서 19대 상반기에는 9.9%로 주저앉아 역시 비효율적인 입법활동을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쟁 휩싸인 국회…민생법안 처리 아쉬움 = 19대 전반기 국회는 유독 여야간 정쟁이 많았던 국회로 기억되고 있다.

19대 국회는 2012년 5월30일 닻을 올렸지만, 막상 그 활동은 그 해 12월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 집중되면서 여야가 개원초 약속했던 국민을 위한 왕성한 의정활동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선이 끝난 후에는 대선과정에서 터져 나온 국가정보원 댓글의혹 사건과 곧이어 제기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발언 논란으로 여야가 대립, 대선 후유증으로 국회가 정쟁의 도가니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다. 특히 6월에는 국회가 남북관계에 미칠 엄청난 파장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열람을 의결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어 8월에는 이석기 의원 등 통합진보당 소속 의원들이 내란음모혐의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생을 위한 입법 활동은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제민주화 등에서 성과를 많은 국민이 희망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핵심 법안들이 통과하지 못하는 등 결과가 좋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한편 국회 정치쇄신 특위가 구성돼 국회의원 겸직 금지 법안 등 ‘특권 내려놓기’ 법안들을 통과시킨 것이나, 국회 국정원 개혁특위가 개혁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나름의 성과를 거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반기 국회는 세월호 참사 수습이 관건 = 19대 하반기 국회는 세월호 참사라는 국민적 비극을 얼마나 잘 수습하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장 세월호 국정조사가 예정된 만큼 여야가 정쟁에 몰두하기보다는 진상규명과 피해자 지원, 재발방지책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명지대 신율 교수는 “세월호 참사를 정쟁에 활용하려는 태도를 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본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교수는 “이번 참사에서 국민이 정치권을 얼마나 불신하는지가 다시 드러났다”며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회 선진화법의 취지에 맞게 법안 처리 과정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를 더욱 정착시키는 것이 주된 과제라고 신 교수는 전했다.

유 평론가는 “세월호 사건은 우리 사회가 그동안 경제성장 제일주의, 개발 제일주의에 매몰됐음을 보여준다”며 “세월호 사건을 잘 수습함과 동시에 미진했던 경제민주화, 민생에서도 성과를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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