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김·안과 얘기됐다” vs 김·안 “연대불가 입장 그대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경남지사 선거와 관련, 새정치연합과 통합진보당 후보간 연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이는 종북세력과의 선긋기 차원에서 진보당과의 ‘연대 불가’를 고수해온 김한길 안철수 지도부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던 투톱과의 갈등이 정면충돌로 비화하는 양상마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대여 기조를 두고 정부책임론을 공개 제기한 문 의원과 다소 거리를 둬온 김·안 공동대표간에 온도차가 감지돼온 터라 양측간 ‘엇박자’가 심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좌장’인 문 의원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주기인 지난 23일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모식 후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던 새정치연합 김경수 후보 지원유세를 한 후 언론인터뷰에서 ‘야권연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필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정애 대변인은 24일 서면브리핑에서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한 ‘진보당과의 선거연대는 없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으며, 그 결정은 유효하다”고 못박은 뒤 “당 사무총장이 김 후보에게 이를 재확인해줬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25일 기자회견에서 “승리가 중요하냐 지도부의 자존심이 중요하냐”면서 “당의 방침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발하며 지도부에 재고를 요청했다.

김·안 대표가 진보당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방침을 동의했는지 여부를 둘러싸고는 ‘진실게임’ 양상으로까지 흐르고 있다.

문 의원은 당시 인터뷰에서 “오늘 봉하마을에서 김·안 대표와 만나 야권연대에 대해 얘기를 나눴는데, 당대당 연대는 곤란하지만 지역에서의 후보간 단일화는 반대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도부 핵심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안 대표는 문 의원이 단일화 문제를 거론한데 대해 아무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여러 경로로 김 후보를 설득하고 있다”고 했으며, 또다른 관계자는 “서로 의미 전달이 제대로 안된 것 같다. 두 대표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박광온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김 후보의 고뇌를 이해한다”면서도 “당의 입장을 김 후보에게 충분히 전달했고 대외적으로 천명한 만큼 김 후보가 책임있고 지혜롭고 잘 처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당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러한 ‘자중지란’ 흐름에 대해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진보당과의 연대 문제를 놓고 야당 내부에서 몸통 따로 손발 따로 노는 이중적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문 의원과 김·안 대표간 합의가 없었다면 전직 대선주자의 거짓말이고, 있었다면 (진보당과 연대불가라고) 국민을 속이는 꼼수”라고 비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