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정당해산, 연말정국 메가톤급 후폭풍 예고

초유의 정당해산, 연말정국 메가톤급 후폭풍 예고

입력 2014-12-19 11:41
수정 2014-12-1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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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정국에 설상가상 국면…여야대치 장기화 우려

그동안 정국을 강타했던 문건유출 파문에 따른 비선실세 의혹은 급속도로 힘이 빠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검찰이 사실상 문건을 허위로 판명하고 문건유출도 개인의 일탈 행위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건 파동을 둘러싼 여진은 연말정국을 다굴 뇌관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회 운영위 소집, 국정조사 개최, 특별검사 도입 등 전방위로 여권을 조여들어 가던 중이었다. 또 새누리당에서도 박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 변화를 포함한 청와대 쇄신에 대한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었다.

이렇게 청와대가 코너에 몰리는 형국에서 내려진 통진당 정당해산 결정은 결과론적으로 여권에 국면전환의 계기를 마련해준 셈이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헌재가 최종 변론 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선고일을 정한 것도 이 같은 추측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

정당 해산 결정이 공교롭게도 집권세력의 대선 승리 2주년과 겹치면서 세월호 참사와 문건유출 파문으로 휘청거렸던 현 정권이 몸을 추스르고 새롭게 출발할 전환점을 맞았다는 해석과 궤를 같이 한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헌정질서에서 수용하고 감내하기에 지나치다 고 해서 정당해산 결정이 내려진 것 아니겠느냐”면서 “대한민국의 민주적 기본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최소한의 극약처방이라면 이를 지지해야 하는 게 여당의 운명이자 숙명”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보수 정당으로서 이념적 가치를 실현할 법과 제도, 정책 추진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야당 정치좌표 설정에 영향미칠듯 = 이번 통진당 정당해산 결정은 야당에 충격파가 상대적으로 클 전망이다.

특히 통진당과 직·간접적으로 협력의 끈을 유지했던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유탄을 맞게 됐다.

당장 내년 2월 전당대회에 출마할 주자들의 이념적 노선이 당권을 장악하는 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으로 야권의 선거공식도 바뀔 전망이다. 지난 2012년 총선과 대선 이후 야권연대는 선거 때마다 여당후보를 제압하기 위한 공식처럼 등장했기 때문이다.

정당해산의 여파로 새정치연합은 이념면에서 중도 쪽으로 클릭조정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통진당 해산 결정 전에도 뚜렷한 입장 표명을 유보한 채 마지못해 반대입장을 표명하는 수준이었다.

이제 원내에 유일한 진보 성향의 정당은 정의당 하나만 남게 됐다.

헌재 결정에 따라 유사 강령을 표방하는 정당 창당도 금지되는 만큼 진보 정당은 대대적인 변화 없이는 명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

◇입법은 뒷전 우려 = 연말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부동산3법을 포함한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민생경제 법안 처리도 요원할 전망이다.

이미 여야는 지난 15일 임시국회를 소집했지만 비선실세 의혹으로 나흘째 국회를 공전시키는 중이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여당이 이번 사안을 국면전환용으로 활용하면 진보진영이 결집하며 엄청난 저항에 맞닥뜨리게 된다”면서 “야당은 야당대로 건전한 진보로서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야지 이념 문제에 매달리면 양쪽 모두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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