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절차 누락 등 실수 속 상법도 단독 처리
野, 의사봉 바닥에 떨어지자 못 줍게 막아
“이게 민주냐… 법사위 활동 중단할 것” 반발
법사위원장 팔 잡아챈 주호영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주호영(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의사봉을 쥐려는 윤호중 법사위원장의 팔을 붙잡은 채 항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야당의 반발 속에서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어 야당의 후보 추천 비토권을 삭제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더불어민주당은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에서부터 전체회의까지 공수처법을 속전속결로 강행 처리했다.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물론 주 원내대표까지 법사위 회의장으로 달려와 민주당의 독주에 항의했지만, 민주당 법사위원들의 ‘팀플레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법사위 안건조정위는 1시간 30분 논의 끝에 찬성 4표, 반대 2표로 공수처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했다.
법사위 회의장 앞에 운집한 야당 의원들은 ‘의회독재 공수처법 규탄’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국민의당 소속 권은희·최연숙 의원도 합류했다.
안건조정위를 마친 민주당은 낙태죄 공청회를 진행하겠다며 야당의 시선을 돌린 뒤 기습적으로 전체회의에 공수처법을 상정했다. 국민의힘 측은 고성을 내며 윤 위원장과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의 의사 진행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윤 위원장은 난리통 속에서 거수 대신 ‘기립 표결’로 법안을 처리했고, 이에 야당 법사위원들은 거세게 항의한 후 “앞으로 법사위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전체회의를 열고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7분이었다.
허겁지겁 처리하는 탓에 웃지 못할 실수도 잇따랐다.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공수처법 개정안 의결에 앞서 거쳐야 하는 비용추계 절차가 일부 누락돼 뒤늦게 따로 의결 절차를 밟았다. 윤 위원장은 “옆에서 시끄럽게 하셔서 생략했다”고 했고, 김 의원은 “이게 적법한 것이냐. 이게 민주냐”라고 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2020-12-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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