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먹구름’
北, 바이든 행정부 접촉 시도 재확인블링컨, 기자회견서 ‘北인권 유린’ 비판
전문가 “한동안 양국 힘겨루기 계속”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1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북미) 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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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가 열리는 18일 오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달 중순부터 뉴욕 등의 경로로 접촉해 온 사실을 재확인하며 “이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북미) 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국에서 ‘북조선 위협’, ‘완전한 비핵화’, ‘추가 제재와 외교’ 등의 발언이 나온 것에 대해 “우리를 심히 자극했다”면서 “마주 앉기 위해서는 시작부터 태도를 바꾸라”고 요구했다. 이어 “새로운 변화를 감수할 준비도 안 돼 있는 미국과 마주 앉아선 아까운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며 “싱가포르나 하노이에서와 같은 기회를 다시는 주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바이든 행정부 역시 유화책을 제시할 마땅한 계기가 없다는 점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 주민들은 압제적인 정권 아래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인권 유린을 당하고 있다”며 인권 문제를 또 거론했으며, 방송 인터뷰에서도 “북한 인권은 우리가 전 세계에서 알고 있는 가장 심각한 인권 상황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양국 공동성명에도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함을 확인했다”고 명시해 외교적 옵션보다는 압박 옵션에 무게를 뒀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미국에 조건을 특정하지 않고 여러 가지를 열거한 것은 대화의 여지를 남겨 둔 것”이라며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이 원하는 제재 일부 해제나 연합훈련 중단을 제시하긴 어렵고, 북한이 민감해하는 인권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있어 한동안 힘겨루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21-03-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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