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연평도 40~50㎞ 떨어져 사격범위
北, 군사합의 파기 위한 도발 수순 우려
軍 “예의주시… 군사합의 위반은 아니다”
김정은 2019년 창린도 방어부대 시찰
북한이 최근 창린도에 방사포를 배치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11월 23일 창린도 방어부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틀 후 보도하며 공개한 모습. 당시 김 위원장은 해안포 사격을 지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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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은 창린도에 방사포를 배치한 정황을 포착하고 평가 중인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예의 주시하면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치된 방사포는 최대 사거리 60~65㎞인 240㎜ 방사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창린도에서 서쪽으로 약 40㎞ 떨어진 백령도, 동쪽으로 50㎞ 떨어진 연평도가 사격 범위에 들어간다. 창린도는 9·19 군사합의에서 포 사격을 중지하기로 한 지역에 포함됐으나, 북한은 2019년 11월 창린도 방어부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해안포를 사격했다. 당시 정부는 이틀 후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항의문을 전달했다.
다만 국방부는 방사포 배치가 9·19 합의 위반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특정 화기 배치 금지는) 합의 내용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김 부부장이 담화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하며 “남조선 당국이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북남 군사 분야 합의서도 파기해 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고 밝힌 터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9·19 합의 파기를 말로만 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 줄 수 있다는 예고”라면서도 “김 부부장이 9·19 합의 파기에 앞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금강산국제관광국의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 만큼 이 조치들을 먼저 하고 상황을 지켜보며 도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9·19 군사합의 파기에 대한 경고 의도보다는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밝힌 국가방위력 강화의 목적이 더 커 보인다”며 “북한이 창린도 포 사격보다는 첨단무기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21-03-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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