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끊길까봐? 엄마 시신 백골될 때까지 집에 둔 셋째딸

연금 끊길까봐? 엄마 시신 백골될 때까지 집에 둔 셋째딸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3-01-12 21:01
수정 2023-01-12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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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 계좌로 매달 연금 50만∼60만원 지급돼…“사용여부 조사”

어머니 시신을 장기간 집에 방치한 혐의를 받는 40대 딸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12일 사체유기 혐의로 A(47)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자택인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한 빌라에 어머니 B(79)씨의 시신을 장기간 방치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11일 오후 10시 19분쯤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아서 집에 왔는데 함께 사는 언니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B씨 넷째 딸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백골 상태인 시신을 발견했고 A씨를 긴급 체포했다. 6남매 가운데 셋째인 A씨는 어머니와 단둘이 이 빌라에서 생활했다.

집 안에서 ‘2020년 8월 엄마가 사망했다’고 적힌 메모가 발견된 점으로 미루어 B씨는 사망 후 2년 넘게 집 안에 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경찰에서 메모를 본인이 직접 작성했으며 해당 시점에 실제로 B씨가 사망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사망 이유와 관련한 질문에는 “모르겠다”며 제대로 답변하지 않고 있다.

사망신고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숨진 B씨의 계좌로는 최근까지 매달 약 30만원의 기초연금과 20만∼30만원의 국민연금이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어머니 계좌로 들어온 연금을 사용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B씨는 2011년 5월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됐으나 2013년 9월 수급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이후 지방자치단체가 B씨를 상담한 내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장애 등급을 받지 않았으며 경찰은 그가 정신질환으로 치료받은 이력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2016년 9월 거주지 빌라로 이사를 온 B씨는 이웃 주민들과 활발하게 교류하지 않았으며 다른 가족과 왕래도 잦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동구 관계자는 “주변 이웃들은 B씨 모녀를 잘 몰랐다고 한다”며 “B씨 모녀는 다른 이웃과 교류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B씨의 정확한 사망 시점과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 결과를 토대로 타살 혐의점이 있는지 등을 확인할 것”이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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