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5·18까지…예술 민주·인권 공유
한·중·일·대만 4개국 45명 작가 참여
동학·광주정신 통해 보편적 가치 제시
광주시립미술관 1층 입구에 전시돼 있는 김나리 作 ‘통틀어서 없는 사람들’. 김 작가는 20여년간 신화와 전설 속 인물을 흙으로 빚은 두상 작품 99점을 선보여 관람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이 광주비엔날레 창설 30주년 기념 특별전 ‘시천여민(侍天與民)’을 오는 12월 1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본관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동학농민혁명 130주년과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상흔을 예술을 통해 치유하기 위해 창설된 광주비엔날레 30주년을 기념하고자 기획됐다.
전시 제목인 ‘시천여민’(侍天與民)은 ‘시천주조화정’(侍天主造化定)과 ‘여민주공동체’(與民主共同體)를 줄인 말이다. ‘하느님을 모시고 조화 세상을 열어나간다’는 동학의 정신과 ‘사람들과 더불어 공동체를 이뤄나간다’는 뜻으로 오월정신을 담고 있다.
이처럼 동학으로부터 오월정신을 이어 한국 근현대사에서 민주·인권·평화라는 공통된 정신적 가치가 계승돼 왔음을 재인식하기 위한 전시다.
전시에는 구본주, 김나리, 김미련, 김화순, 김상집, 서용선, 정연두, 이상호, 이준석, 하성읍, 노주일, 펑흥쯔, 하야토 마치다 등 국내외 작가 45명이 참여했다.
회화, 조각, 영상 등 100여점과 동학농민혁명, 5·18민주화운동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
서른일곱의 나이에 요절한 조각가 구본주(1967∼2003)가 20대 때 조각한 ‘갑오농민전쟁’과 ‘혁명은 단호하다’, ‘칼춤’ 등을 만날 수 있다.
광주시립미술관 1층 입구에 전시돼 있는 김나리 作 ‘통틀어서 없는 사람들’. 김 작가는 20여년간 신화와 전설 속 인물을 흙으로 빚은 두상 작품 99점을 선보여 관람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나리는 20여년간 신화와 전설 속 인물을 흙으로 빚은 두상 작품 99점을 선보인다.
동학농민혁명 당시 선봉장으로 참수당했던 최재호는 거칠지만, 단호한 눈빛으로 다시 살아났다.
서용선은 동학혁명을 이끈 전봉준이 한성 일본영사관에 구금되었을 때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동학부터 이어온 민초들의 역사는 신학철의 ‘한국 근대사-금강’에서 정점을 이룬다.
이름 모를 의병부터, 임시정부, 광복, 제주 4·3사건, 6·25 한국전쟁, 4··19혁명, 유신에 항거한 부마항쟁, 1987년 6월 민주항쟁 등이 전시의 변곡점을 이룬다.
동학으로부터 이어진 1980년 5월 광주는 민주·인권·평화라는 공통된 가치와 만나 빛을 발한다.
늦깎이로 미술을 공부해 80년 5월 전남도청 광장의 모습을 재현한 김상집의 작품을 비롯해, 하성읍의 신작과 김준권의 미공개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광주시립미술관 김준기 관장은 “동학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광주민주화운동까지 계승된 과정을 살펴보는 전시”라며 “피맺힌 항쟁사에 깃든 생명과 평화공동체의 가치를 되새기는 예술 공론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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