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 “靑 가이드라인대로 수사”
‘정윤회씨 국정 개입 문건’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가운데 일각에선 청와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대로 수사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별검사 도입이 불가피해졌다는 주장까지 나온다.18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이른바 ‘십상시 회동’의 실체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의혹을 제기한 세계일보 기자들의 명예훼손 혐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씨 문건’ 유출과 관련해선 박관천 경정이 청와대 문건을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로 반출했고 한모 경위가 복사, 최모(사망) 경위가 언론사 등에 유출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청와대 인사들과 정씨가 제기한 고소 및 수사 의뢰 사건 수사가 대충 정리된 셈이다.
남은 과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고발한 정씨의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개입 의혹과 청와대 비서진의 국정 운영 사항 외부 누설 등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검찰 수사에 회의적인 전망이 나온다. 검찰 수뇌부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청와대가 수사 대상인 데다 이미 십상시 모임의 실체가 없다고 결론을 내려 수사 동력조차 떨어졌다는 이유에서다.
공교롭게도 현재까지의 수사 결과는 박근혜 대통령의 “문건 유출은 국기 문란 행위”, “찌라시 수준의 이야기에 나라가 흔들려” 등 언급과 비슷한 결론이 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등 야당이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을 모두 함께 살펴보는 것은 소모적”이라며 “현재까지 진행된 수사를 마무리 지은 뒤 추가로 고발된 사안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4-12-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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