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중력이 감정기복 심하게 만들고 판단력 저하 유발
인공중력으로도 상쇄되지 않는 미세중력의 영향
유인화성탐사 걸림돌은 미세중력
지구 대기권을 벗어나면 중력이 0에 가까운 미세중력 상태가 된다. 미세중력 상태에 놓이게 되면 감정조절 저하는 물론 인지능력도 떨어져 임무수행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과학자들은 유인 화성탐사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다름 아닌 ‘인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면 중력이 0에 가까운 미세중력상태가 되는데 이 때 각종 감정적 변화가 발생해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미국 펜실베니아대 의대 정신과학과 수면·생체주기연구부, 뇌행동연구실, 독일 우주센터(DLR) 우주항공의학연구소 수면 및 인간요인연구부 공동연구팀은 우주공간의 미세중력 상태에서 2개월 이상 생활하게 되면 인공중력으로도 상쇄되지 않는 부정적인 인지적, 감정적 상태에 놓이게 된다고 20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최신 생리학 - 환경, 항공, 우주 생리학’ 18일자에 실렸다.
앞선 많은 연구들에서 우주의 미세중력이 뇌의 구조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이 같은 뇌의 변화가 어떻게 행동이나 인지, 감정변화로 연결되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미세중력이 감정과 인지능력에 악영향
생리학자들은 장기간 미세중력에 노출될 경우 감정과 인지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실험자들이 6개월 동안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침대에서 6개월 동안 생활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독일 우주센터(DLR) 제공
독일 우주센터(DLR) 제공
연구팀은 실험 기간 동안 매일 이들을 대상으로 공간인식, 기억력, 감정, 위험감수능력 등 10가지 인지, 감정능력을 측정했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들은 실험을 시작한지 인지능력, 판단력은 물론 감정통제 능력이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해 5일째부터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들은 피로감, 계속되는 졸음, 수면의 질 저하, 정신적·육체적 만성 피로, 지루함, 외로움, 우울증, 지나치게 높은 스트레스 등을 호소했다. 이 같은 문제는 인공중력 체험 여부를 떠나 비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공중력이 우주공간에서 우주인의 인지, 감정능력 저하를 막아줄 수 없다는 것이다.
거대 회전장치를 이용한 인공중력 체험
미세중력 실험에 참가한 이들 중 일부는 우주에서 인공중력을 만드는 것과 같은 원리의 장치에서 인공중력을 체험했다. 인공중력이 있더라도 미세중력 때문에 만들어지는 부정적 영향은 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DLR 제공
DLR 제공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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