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16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배구 8강전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해 4강진출이 좌절됐다. 김연경이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하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자친구의 키가 192cm를 넘어야 하는 한국 배구 스타.’
영자 신문인 ‘코리아타임스’가 한국 여자 배구 대표선수인 김연경(28·터키 페네르바체) 선수의 이야기를 다룬 글의 제목이다. 이에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성 차별 보도라면서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16일 포브스 홈페이지에 게시된 ‘올림픽에서의 충격적인 성 차별 순간들 10가지’(10 Outrageously Sexist Moments From The Olympic Games And Why They Matter)라는 제목의 글을 보면 코리아타임스가 지난 7일 보도한 기사가 포함돼 있다.
코리아타임스는 지난 7일 ‘남자친구의 키가 192cm를 넘어야 하는 한국 배구 스타’(Boyfriend a tall order for 192cm South Korean volleyball star)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김연경 선수의 신장 192cm를 고려한다면 김연경 선수 입장에서 남자친구의 키를 심각하게 여기는 일은 자연스럽다”고 추측 보도했다.
또 이 기사의 마지막 문장에는 “한국 남자 평균키는 174.9cm이기에 안타깝게도 김연경 선수는 남자친구를 외국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라고 적혀있다.
포브스는 연인 관계에서 여자가 남자보다 키가 작아야 한다는 편견을 드러냄과 동시에 여자 운동 선수들의 이야기를 다룰 때 그들의 운동 성과보다는 외양에만 초점을 맞춘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포브스는 “이번 리우올림픽 대회에서는 역대 올림픽 중 가장 많은 여자 선수들이 출전했다”면서도 “각 매체들이 여전히 여자 선수들의 외양, 여자 선수들의 남자친구를 다루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이어 포브스는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보는 올림픽 무대”라면서 “대회에 참가한 여자 선수들이 거둔 성과들을 남자 선수들과 똑같이 평가하고 동등하게 바라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직업군에서의 여성들도 동등하게 대우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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