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저축은행… 금감원 “비상시 자본확충안 마련해야”

위기의 저축은행… 금감원 “비상시 자본확충안 마련해야”

강신 기자
강신, 신융아, 김소라 기자
입력 2024-04-17 02:10
업데이트 2024-04-17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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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충당금 강화에 5559억 순손실
일각선 “5~6곳 구조조정 가능성”
한은 유동성 지원받을지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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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부실이 우려되는 저축은행 10여곳에 비상시 자본 조달 계획을 포함한 자본확충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저축은행 사태’로 번지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조처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설까지 나온다.

저축은행을 둘러싼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지난해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총 5559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9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부동산 PF 대출 대손충당금 적립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건전성 지표도 악화됐다. 연체율은 6.55%로 전년 말 대비 3.14% 포인트 상승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7.72%로 전년 말 대비 3.64% 포인트 늘었다.

신용등급은 줄줄이 떨어졌다. 최근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은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로 하향 조정됐다. 오케이저축은행을 비롯해 웰컴저축은행, 키움저축은행, 더케이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등의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내려갔다.

전망은 더 어둡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손실액이 최악의 경우 4조 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의 PF 대손충당금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말까지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PF 충당금으로 1조 5000억원을 쌓아 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예상 손실의 100%를 충당금으로 쌓으라고 주문한 만큼 최대 3조 3000억원을 추가로 조성해야 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충당금 부담으로 저축은행들이 올해 최대 2조 2000억원의 순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문제가 심각한 저축은행 대여섯 곳을 정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최근 업계 분위기를 보면 중소형사는 물론 대형사까지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건전성 비율 보고와 경영개선 조치는 통상적인 당국 업무다. 저축은행의 자본 건전성을 강화하는 것은 항상 해 왔던 일”이라고 말했다.

위기에 처한 저축은행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유동성을 공급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새마을금고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과 같은 사태 재발을 막고자 한은은 지난 1월 공개시장 운영 대상 기관 선정 범위에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 취급기관을 포함하기로 했다. 한은은 재무건전성 등 요건을 따져 오는 7월 공개시장 운영 대상 기관을 선정한다.
강신·신융아·김소라 기자
2024-04-1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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